창당 3주년을 보내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11-13 19: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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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웅 래(열린우리당 의원) 지난 11월10일 금요일. 열린우리당 창당 3주년 기념행사가 중앙당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부패와 지역구도 구태정치 청산”을 외치며 많은 국민들의 열렬한 기대와 희망 속에 출발했던 창당 때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자리. 3주년 기념행사는 조촐함을 지나 어찌 보면 조금 을씨년스럽달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많은 이들의 표정은 참담함으로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그리고 국민통합을 위해서 100년 정당을 일구어내겠다던 열린우리당이 왜 이 지경이 된 것일까요?

이제 그 시작은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잃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인정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잘해보려고 했습니다. 개혁의 목표와 동기 역시 나무랄데가 없는 듯 싶습니다. 그러나 한꺼번에 개혁하려고 솔직히 너무 덤볐습니다.

집행과정에 본의 아니게 무리가 따랐고, 공감대가 미처 생기기전에 조급하게 밀어붙이다보니 거부감을 낳았습니다. 국민들을 편하게 하기보다 불편하게 했고, 때로 고통을 안겨드렸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정상의 매끄럽지 못함 못지않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결과와 성과는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렸습니다.

당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원인분석과 해결책을 놓고 엇갈리는 목소리는 당을 힘들게 했고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원래부터 스팩트럼이 다양한 조직체임을 익히 알고있었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 당내 분위기 때문에 주요현안 마다 제때제때 당의 통일된 공식 입장을 정하기 어려웠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지금 현재 상태에서 우리당은 법안 하나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과반 의석에 버금가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왜 아무것도 못 하느냐구요. 당 내부동력이 받쳐주지 않는데다 어느 야당의 적극적인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열린우리당은 다수당이자 여당으로서 마땅히 정국을 주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하지만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나 여타 야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무능정당” “불임정당”으로 평가받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여기서 이대로 주저앉을 수 만은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나 많은 말들과 분석과 평가가 어지럽게 떠도는 지금, 우리의 판단기준은 간단명료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가, 이것만이 유일한 잣대여야 합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변화하고 환골탈태하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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