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다 집값 폭등까지 겹쳐 민심이 바닥이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올해 만큼은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꿈과 소망이 더욱 클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새해를 조망해볼 때, 올 한 해 역시 정치·사회적으로 어수선한 한 해가 될 수밖에 없을 듯싶습니다.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해에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악습의 고리를 얼마나 끊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런 맘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진보니 보수니,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백해무익한 담론으로 국민을 네 편, 내 편 편가름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등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구태는 이번에야말로 우리 정치권이 꼭 풀어야 할 해묵은 숙제입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중차대한 시점에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우리 열린우리당은 대변혁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환골탈태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데에는 우리 모두가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 할 지, 변화의 방향과 성격에 대한 당내 의견은 여전히 갈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대변혁을 위한 진통 자체가 지나쳐 ‘평화개혁세력’의 분열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이 나옵니다.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에게 다가가기위해서는 대변혁의 진통을 생산적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각자의 목소리로 변화를 울부짖는 것 대신, 이런 진통이 무엇을 낳기 위한 것인지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산고(産苦)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대통합을 해내야만 합니다. 흩어져있는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지향세력을 한데 묶어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합을 해내야 합니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대통합의 실패는 지지율 40%대를 달리는 수구냉전세력의 대표주자 한나라당과 맞붙을 기회조차 부정할 것입니다. 해보나마나 결과가 뻔한 대통령 선거가 될 것입니다. 단순히 열린우리당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은 국민들로부터 대안과 선택권을 박탈하는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평화개혁세력들이 대통합의 대의를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통합을 꼭 성사시키기를 원한다면 우리 열린우리당부터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아직도 139명의 국회의원을 지닌 대(大)정당의 자의식을 버리고 양보와 희생을 솔선수범하는 결단을 내리고 이를 실천할 때 비로소 대통합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개를 돌린 국민의 믿음과 신뢰도 조금 조금씩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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