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해방 이후 6.25 전란을 거치면서 폐허가 된 이 땅에 우리의 꿈은 건국이었다.
그러나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은 기쁨도 잠시였고 곧이어 닥친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우리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지만 우리는 한마음으로 뭉쳐 나라를 세우는데 진력을 다했다.
자유당 독재정권에 맞서 4.19 혁명으로 이 나라가 민주화 되는가 했다가 5.16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섰고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군사정권은 조국근대화를 기치로 내걸고 이 땅에 오천년 동안 내려온 가난을 해소하는데 국력을 모아왔다.
7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부의 편중과 과도한 인권침해 문제는 급기야 분배에의 요구로 확대되어 민주화 시대로 불길을 당기기 시작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으로 급물살을 탄 민주화 운동은 70~80년대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그 열매는 80~90년대를 넘어 국민정신으로 자리 잡아 YS, DJ,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민주화 시대의 꽃을 피웠다.
세계사에 보기 드물게 근대화, 민주화를 압축적으로 달성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는 그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세간에 많은 비판이 있지만 노무현 시대가 대한민국으로서는 민주화 시대의 완성이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자 한다.
건국 시대, 조국근대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거친 대한민국의 다음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까?
폐허에서 나라를 세우고, 잘 먹고 잘 살게 되었고, 또 서로 나눠먹는 시대가 마감되었다면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더 잘 먹고, 더 잘 사는 선진사회로 가야 한다.
선진사회뿐만 아니라 잘 사는 나라이면서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오천년 역사를 내려오면서 수없는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살아남은 대한민국은 이제 강하고 잘사는 선진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IMF 이후 10년 동안 잃어버린 세월 속에서 정체기를 맞은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강국 시대로 가자는 것이 모든 국민의 열망이자 다음시대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영남과 호남, 민주와 반민주, 보수와 진보 같은 이분법적인 분열과 증오와 반목의 시대는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
한국사회의 마지막 종착역은 한민족 통일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마지막 목표로 가기 이전에 우리 한국사회는 통일시대를 맞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선진강국 시대를 거쳐야 한다.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노무현 시대를 부정하지 말고 노무현 시대를 승계하는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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