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억들 속에서 유독 감동과 아쉬움을 함께 주는 일이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 국가유공자들의 노후복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일명 “보비스”라고 통칭되는 정책으로 이동보훈복지팀 운영, 가사간병 등 재가복지서비스와 가정간호서비스 지원, 노인의료용품 무상지원, 노인복지시설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서울지방보훈청에서는 재가복지서비스를 받는 분들 중 가족도 없이 홀로 거주하시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효드림 잔치”라는 행사를 하였다. 명칭이 생소하지만, 쉽게 말하면 칠순·팔순·구순을 맞이하신 보훈가족 어르신들을 위해 생일 잔치를 베풀어 드린 것이다. 그런데 이 날 잔치 상을 받으신 분들 중에는 칠순 이외에도 팔순과 구순을 맞이하신 어르신도 계셨기에 회갑연이나 고희연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통틀어 “효드림”이란 명칭을 붙였다.
그동안의 삶이 힘들었던 분들에게 하루만이라도 모든 시름을 잊고 행복이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장소도 육군회관 호국홀로 정해 어느 고희연 잔치에 못지않게 실내장식도 멋있게 꾸미고, 행사 진행요원들도 모두 한복으로 단장하여 분위기를 살리고, 잔치의 흥을 돋구기 위해 악단도 초청하였다.
특히 양석순 보훈도우미는 “인연”이라는 편지 글을 통해 그동안 보훈도우미를 하면서 어르신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처음에 웬지 국가유공자에 대한 무서운 선입견으로 그 분들을 돌봐드리는 보훈도우미라는 직업이 내심 내키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훈도우미로 현장에서 만나는 보훈가족들은 따스함 그 자체였다고 고백하며, 배가 아파 낳은 자식만이 꼭 자식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희생하시고 외롭게 힘들게 노후를 보내시는 분들을 마음으로 낳은 자식으로 여기며 돌봐드리고, 지켜드리는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다는 글이었다.
연말과 대선이 겹쳐 세상은 들썩들썩 하지만, 이러한 때 이 모든 풍요와 자유를 가능하게 해주고 대신 희생하신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을 찾아뵙고 이 분들의 희생이 값진 것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나타나길 바란다. 그래서 나라와 조국을 위한 희생은 외로움과 아픔이 아니라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