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17 18: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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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 국(인천 남구청 홍보팀장) 최근 충남 태안군 해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로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의 손길이 분주한 가운데 우리 인천 남구청에서도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에 걸쳐 구청 공무원 240명이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오전 7시, 구청을 출발해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시간은 오후 7시, 12시간의 짧은 일정이었으나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들을 위로하고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는 국민적 대 행사에 이제야 참여하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리가 도착한 태안군 이원면 천리포 해수욕장 입구에는 기름흔적 없이 편안해 보였고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자원봉사 차량 10여대만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배정받은 작업구간까지는 야산 2개를 넘어 20여분 이동하는 동안 중간 바위 해변가에서 100여명의 봉사자들이 기름제거작업을 하고 있는데 기름 냄새가 코를 찌르면서 가슴 뭉클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아마도 이곳을 오가는 모든 이들이 그러했으리라!

우리 작업구간도 여느 바닷가처럼 조용한 듯 보였으나 현장에서 만난 60대 주민의 “말도 마슈- 그때 당시 양동이로 기름을 퍼낼 때는… 참, 지금도 꿈만 같아유”라며 긴 한숨을 보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자원봉사자들이 수십 차례 돌맹이마다 10번에서 100번은 더 닦았을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썰물이라 바닷가에서 보이는 육지의 바위에는 새까만 자국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쇠솔로 문지르고 수건으로 찍어내면 기름때가 선명하게 스며든다. 그나마 여기는 사람손이 닿는 지역이라 어느정도 정리는 됐지만 인근 방파제나 섬쪽에는 접근이 어려워 제대로 손조차 대지 못하는 실정이란다.

바닷가 바위들이 두부모판처럼 선이 많아 유심히 살펴보니 바위를 채취한 흔적들이다. 오래전에 산을 넘어 운송했을리는 없고 뗏목 형태로 운송했을 것 같았다.

아… ! 이 바위들로 우리 선조들이 성을 쌓고 건축기조를 했겠구나 생각하니 자연(바다)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혜택이 참으로 여러 가지인데… 인간과 자연이 서로에게 순응하면서 조화를 이뤄 수많은 세월을 지내왔는데, 인간 실수로 인한 자연의 훼손이 “나(자연)를 자꾸 건들면 내가 너희를 혼내 줄 꺼다”라고 파도를 통해 말없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듯 했다.

생태계 파괴로 자연이 주는 재앙이 더하기 전에 날씨가 따뜻해져 타르가 녹을때 쯤, 섬쪽에 접근이 가능해지면 본격적인 우리 산하의 눈물을 닦아보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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