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리헌장 1964!

김유진 / / 기사승인 : 2009-11-09 18: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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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신보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를 해방시킨 이는 바로 유명한 ‘에이브라함 링컨’이다.

그로 인해 미국내 흑인들이 합법적인 지위는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인종차별은 1960대 혹은 1970년대까지도 극성을 부렸다.

물론 아직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60년대 남부 지역에서 자체법률에 의해 자행된 합법적인 인종분리는 많은 이들의 인권을 공공연하게 유린하고 있었다.

식당, 버스, 화장실 등의 공중 시설은 물론이요 학교, 교회, 기관들과 같은 공공시설에서 조차 피부색깔을 철저하게 구분하고 있었으며 유색 인종이 명백한 이류 인간으로 분류되어 마치 하등동물로서 대우 받았던 시기가 바로 이 때이다.

그 무렵, ‘비비안 말론 존스’라는 한 여학생이 흑인 최초로 알라바마 대학의 입학을 허가 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첫 등교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TV를 통해서 전국에 생중계된 그녀의 등교장면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며 당시 미국내의 인종갈등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잘 보여 주게 된다.

특히, 당시 알라바마의 주지사였던 ‘조지 왈라스’가 학교건물 정문을 막아서고 있던 모습은 정말이지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미국의 이런 모습은 건국 초기부터 유래 되어오는 전통?이라 할 수도 있다.

본래 대륙의 주인 이었던 아메리카 인디언들과의 조화로운 공생보다는 그들의 씨를 말리려 했던 사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니 타 인종, 타 민족에게 그리 호락호락할 리가 만무했다.

게다가 냉전 후 이렇다 할 경쟁국 하나 없이 세계경찰역할까지 해온 슈퍼 파워이니 미국 주류 세력들의 오만한 인종편견은 쉽게 의심받을 수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 예로, 얼마 전 오바마 대통령의 국회 연설 도중 ‘거짓말쟁이’라는 큰 소리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 윌슨’ 의원의 경우를 보자.

지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통령을 향해 인종차별의 저의가 다분히 보이는 그의 돌발적인 발언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계 최고라고 하는 정치 체제 속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으로 심화된 민주주의 사회라고 불리는 나라에서 벌어진 이 상황은 참으로 유치하고 치졸해 보이는 행위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극우파들의 지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이해 못 할 일이다. 하지만 이는 다 인종사회의 뿌리깊은 골을 잘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미국내의 인종차별이 흑인들만의 문제라 생각한다면 이 또한 큰 오산이다.

골드러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시안들의 이민역사 또한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슬픈 드라마의 연속이기 때문이다(다음 기회에 소개할 예정이다).

워낙 소수였기 때문에 차별의 주 타깃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뿐이지 이민 초창기의 아시안들은 거의 유인원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었다.

단지 차별의 주 화살이 흑인들을 향해 있어 마치 명예 백인쯤으로 착각한 이도 있었겠지만 이는 사실과는 좀 다르다고 하겠다.

어쨌든 미국이 지금의 모습이라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1964년에 개정된 시민권리헌장 덕택이다.

동 헌장은 미국내의 모든 차별(인종, 피부색, 성별, 장애, 나이 등등)을 법에 의해 구체적으로 그리고 적어도 효과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미국 최초의 법률이다.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주창되었고 케네디 암살 후 후임 린든 존슨에 의해 추진된 이 법안은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거센 반대를 받지만 결국 힘겹게 통과되어 법률로 탄생하게 된다(하원 표결 결과: 남부 공화당 전원 반대, 남부 민주당 93% 반대, 상원 표결결과: 남부 공화당 전원 반대, 남부 민주당 20명중 19명 반대).

당시 ‘린든 존슨’의 참모는 존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몇 세대가 지나는 긴 시간 동안 남부에서 표를 얻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시대적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 외에도 인종차별에 관한 인권 문제를 두고 애쓴 이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말콤 엑스와 마틴루터 킹 목사와 같은 이들은 너무나 유명하다.

미국은 이들과 같은 인권 선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에 힘입어 그나마 지금의 모습을 겨우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이순간도 미국이 가장 선진화된 모습의 다문화 사회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급속도로 다문화 사회에 진입 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이런 모습들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국내의 혼혈인구가 167만에 이를 것이라는 모 대학 연구팀의 보고서를 접한바 있다.

그리고 20세 인구 5명중 1명이 혼혈, 신생아 3명중 1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노령인구 증가 속도 세계1위라는 타이틀은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그리고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 지금의 청·장년층이 전체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게 될 노년층이 되어있을 때 노년이 되어있을 우리에 대한 사회적 부양 책임은 누가 떠맡게 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제라도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하자!

인종차별사회의 원조 격인 미국의 역사를 거울삼아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찾아보자.

그래서 그들이 겪은 시대퇴행적인 시간들을 대폭 줄여야 할 것이다.

2009.10.18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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