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에듀피아를 꿈꾸다
새벽에 영어 학원을 다니고, 느지막이 대학원 공부도 했지만 정말 공부에는 때가 없는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꾸준하게 공부하여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바로 뒤처지게 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사회에서 학습을 멈추면 나이에 관계없이 이미 늙은 사람이다. 반대로 끊임없이 배우는 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젊은 사람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칙센트미하이의 말이다.
끊임없이 공부하여 자기를 계발하고 변화에 대비해야 함을 강조한 이야기다.
나는 평생교육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복지의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학습기회를 누릴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역별 도서관 건립, 구민대학 운영, 구민 정보화 교육, 성인 문해 교육 등 지역과 연령에 상관없이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08년 9월부터는 매주 목요일마다 경제, 사회, 문화,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청하여 구민에게 새로운 지식과 삶의 활력을 드리는 ‘성동 에듀피아(Edupia)’를 운영하고 있다.
가치 있는 인생, 정신건강, 자녀교육 등 사회적 이슈나 일상생활에 유익한 주제로 강의가 이어졌는데 매회 500명이 넘는 구민들이 강의실 문을 두드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과 참여가 계속되고 있다.
공부에는 때가 없다. 배우고 익히는 데는 자격도, 장소도, 시간도 따로 없는 그야말로 평생교육의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도 미래의 희망을 키우고 즐거움을 나누는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민들과 더 자주 만나고 싶다.
문득 어릴 적 집안이 가난해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형님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흔한 일이었지만 집안의 경제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하거나 학교를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당사자의 심정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민선 구청장이 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다른 것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교육환경 만큼은 어느 도시보다 좋게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경제적 궁핍으로 인한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싶었다.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선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현실은 저소득 가정의 자녀들은 같은 출발선에 설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생각에서 자치단체 최초로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를 위한 방과후 공부방을 만들게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구청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주었다.
높은 경쟁을 뚫고 입사한 신규 공무원들은 어느 학원 강사나 대학생 과외교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들이다. 직원뿐만 아니라 한양대학교 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도 선뜻 동참해 주었다. 강의실은 동주민센터의 여유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방과후 공부방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의 시선을 보내는 분들이 많았다. ‘직원들이 가르치면 얼마나 하겠어?’, ‘전시행정 아니야?’ 라며 방과후 공부방을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팔을 걷어붙이고 자원봉사에 나선 직원들의 땀방울과 조금씩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보고 활짝 웃는 아이들의 미소, 그리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학생들의 교재비와 간식으로 제공하는 모습으로 하나 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나는 방과후 공부방이 진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엇보다 지역의 건강한 희망과 따뜻한 이웃 사랑을 발견하게 되어 흐뭇했다.
UCC는 말 그대로 자신이 직접 만들어 공개한 영상물이다. 이것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일반인들이 만든 동영상이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까?’ 난 궁금하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나는 UCC를 ‘우리 구정에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구에서 홍보가 필요한 사업이나 각종 정보들을 UCC로 만들어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보여준다면, 상상 이상의 홍보 전달 효과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바로 실천에 옮겼다. 우선 구청 인터넷 방송국 콘텐츠부터 개선했다.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치구는 외주 제작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적지 않은 예산이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투입된 예산에 비해 시청자 수도 적었다.
나는 직원들과 구민들의 UCC를 인터넷 방송에 적극 활용하기로 하고 먼저 직원들을 대상으로 UCC교육에 들어갔다. 짧은 교육 기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구민들도 동영상 제작 교육에 더욱 많이 참여 할 수 있도록 강좌를 늘렸다. 매회 교육이 끝난 후에는 구청 강당에서 작품 발표회를 열었다.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도전하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게 용기를 내어 동영상 제작에 도전하는 직원들과 주민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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