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욕’ 이재명이냐 ‘막말’ 홍준표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12 10: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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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의원을 생각하면 눈살부터 찌푸리는 국민이 상당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2일 여야의 대권 주자인 이재명 지사와 홍준표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풍경'이라며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 홍 의원의 '돼지발정제' 논란과 관련한 양측의 공방을 소개한 후 "쌍욕 하는 대통령이냐, 막말하는 대통령이냐"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대한국민은 축복받은 국민"이라며 "경사 났네, 경사 났어"라고 꼬집었다.


정말 한심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어쩌다 대통령 선거가 이런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


대통령 후보들의 도덕성 문제를 가벼이 여기고 진영 논리에 빠져 우리 편이면 과거에 무슨 짓을 했든 괜찮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앞서 홍준표 의원은 지난 1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지사가 한 쌍욕을 틀면 그냥 선거 끝난다. 전 국민이 그걸 듣고 어떻게 이 지사를 뽑겠느냐"고 비판했다.


형수 쌍욕 사건은 유명하다.


“XX를 찢는다”.


지난 2012년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형수에게 했다는 ‘쌍욕’ 파일의 핵심 내용이다.


파일은 2012년 통진당 수사 때 처음 공개된 이후 2014년 시장선거와 올 4월 총선 등 선거 때마다 SNS 등에 단골로 등장했으나, 지난 5월 26일 대법원이 녹음파일 공개금지와 삭제를 명령하고 공개자에 대한 배상판결을 내리면서 사라졌었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이 여권의 유력한 대권 잠룡으로 부상하자 최근 다시 SNS 등을 통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이 지사가 이에 대해 가족사를 거론하며 해명했지만,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홍 의원이 바로 그 점을 파고든 것이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다음 날 ‘돼지 발정제’사건은로 홍역을 치른 홍 의원을 향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정치를 '말의 예술'이라 하는데 이런 식의 막말로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홍준표 의원의 모습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라고 응수했다.


홍 의원의 ‘돼지발정제’ 사건 역시 이 지사의 형수 “쌍욕 못지않게 유명하다.


그가 지난 2005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에서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약물을 사용한 성폭력 범죄를 모의했다는 내용을 적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의 ‘꿈꾸는 로맨티스트’의 한 대목에는 ’돼지 흥분제 이야기’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내용을 보면, 홍 후보는 “대학 1학년 때 고려대 앞 하숙집에서의 일”이라며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대 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그 여학생은 이 친구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라며 “10월 유신이 나기 얼마 전 그 친구는 무슨 결심이 섰는지 우리에게 물어왔다. 곧 가정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라며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고 했다.


물론 홍 의원은 말미에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썼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홍준표 미쳤나. 이거 범죄 아니냐”, “강간 모의가 장난으로 통하는 나라 대단한 나라다. 이게 장난이고 실수인가? 이걸 책으로까지 쓸 수 있는 나라 그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에 낯짝 들이미는 나라 미개하고 후지다 정말”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지금, ‘형수 쌍욕’ 이재명 지사는 여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돼지발정제’ 홍준표 의원은 야당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니, 과연 이런 대선 풍경이 정상인지 유권자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유권자들은 ‘무조건 우리 편 감싸기’ 태도를 버리고 대선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뚤어진 정치를 바로 잡는 역할은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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