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페스티발 보이즈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0-29 11: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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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6년전에 고려대에 붙었던  화제의 대자보 헤드라인이다. 그리고 최근 '조국사태' 때 같은 제목의 대자보가 그자리에 다시붙어 화제가 된 바있다.


참 '안녕하기' 싑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한 이 시국에  아예 대놓고''안녕하냐? 난 안녕하다! 그래 너도 안녕해야지!'' 이러면서 강압적으로 ''안녕''을 강요하는 젊은 아해 둘이 있다.


뜯어보니 막살아 온것 같지는  않은데 보통아해들과는  많이 다르다.

''저요, 법대 나왔는데요.'' '알카포네'라는 예명을 가진 친구가 말했다. ''저는 경영대요.''라고 말한 또 한사람은 ''크로키''라는 이름을 가진 좀 날카로운 친구다.

그들은 스스로를 ''페스티벌 보이즈''라고  말했다.

''발라드가수로, 알엔비가수로 활동하던 그 둘이 만나서 나눈 대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


곡을 만들어 달라고 '크로키'를 찾아온 ''알카포네''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라조의 '카레'라는 노래를 부르자 '크로키'가 단호하게 말했다.

''봉천동 싸이'가 나타났네!'' 그렇게 '봉천동 싸이'와 '상계동헤이즈'가 만났다. '페스티벌 보이즈'는 그렇게 '쏘맥폭탄'처럼 섞여서 서로를 휘감고 솟구쳤다.

''축제를 여는 보컬이 되고 싶습니다.우리 메세지가 사람들에게 상쾌한 기쁨이 될 거라고 믿기 때문 이지요. 첫 데이트의 쏘맥처럼!''

정말 그럴까? 

그들이 내놓은 노래 ''안녕하냐? 안녕하다!'' 를 들어보면 나름 일리가 있다.


축제를 여는 전주곡으로 그 노래를 써 본 감독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 세운다.

'안녕하냐? 안녕하다!'' 는 얼핏들어보면 전혀 ''안녕''하지 못한 청춘들의 투덜거림 같은 가사들이 툭툭 삐져나온다.

''하 수상한 세상에서 부모님 등골빼고 취준생된 내게 '안녕하냐?' 고 묻는 아버지, 싸하지만 경쾌하게 '안녕하세요? 안녕합니다!'를 반복하는 청춘들, 그 마음을 담았어요. 슬프지만 경쾌한 청춘들의 비명섞인 환호라고 할까요?''

어쨌든 '안녕해야' 하는 청춘들의 비명섞인 환호 '안녕하냐?, 안녕하다!'는 '페스티벌 보이즈'의 대표곡으로 벌써 축제마당의 오프닝을 흥겹게 달구고 있다.

''심신이 춥고 쓸쓸한 청춘들에게 축제처럼 흥겨운 행복을 나눠주고 싶어요. 이 노래로 '안녕'이 전염병처럼 퍼져가서 걷잡을 수없는 행복의 바다에 세상 사람들이 익사해버리기를 기도 합니다. 정말로!''

축제는 인간만이 만드는  헤프닝이다.


행복하고 싶은 인간들은 축제날을  정하고 그날만은 무조건 행복해 지는 스토리를 만드는거다. 
 

'그때마다 안녕하자!'를 주장하는 '페스티벌 보이즈'는 인간이 축제를 만든 이유를 예전부터 알고 있는듯  명쾌하다.

성질급한 '알카포네', 말은 급하지만  예명처럼 터프하게 생기지는 않았다. 


''어릴때 부터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의 후손 답게 잘 생겼다!'는 칭송이 자자 했거든요. 당연히 저는 영화배우가 되는줄 알았는데 아무도 저를 알아봐주지 않아서 스스로연극배우가 됐는데 우습게 보더라구요. 그래서 쎈 이름을 지었어요 '알카포네!' 정말  쎄 보이지요?''

상극인 크로키가 말을 받았다.


''카포네형! 정말 한번도 빗나가지않는 그 '예측불허'가 정말 예술이야. 내가 한 눈에 알아봤잖아 ㅋㅋ 알카포네라니 형이 '알까러 나대는 암닭처럼 보였는데 ㅋㅋ''

나름 공부 좀 했다는 공통점 이외엔 상극의 캐릭터인 그들이 절묘한 케미를 이루는 건 정말 '불가사의'다.


아마도 지구에 오기전 같은별 주민이 아니었을까 싶다.

''카포네형이 노래 만들자고 가져온 가사 때문에 정말 기겁했어요. '너의 결혼식에 축가를 부르는 나를 꼭 기억해줘!'  이거 넘 겁나지 않나요? 무슨 치정극 주제곡 같아서 도망가고 싶었어요.''

''크로키가 그리 비위 약한지 난 몰랐지, 넘 그러지마! 그래도 내가 법대나온 사람이야. 사법고시도 봤고, 로스쿨에 1차 합격까지 한 사람이야!"

진짜다! '알카포네'는 서울대는  아니고 '서울에 있는 대학'의 법대를 졸업했다.


크로키도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지금 두사람은 각자 가수이고 '페스티벌보이즈'의 멤버로 따로 또 같이 활동한다.

너무 다른 그들도 가차없이 일치하는 점은 있다.


가수 김범수를 보며 '정말 피하고 싶은 상대' 였다고 말하는 그들의 파안대소가 고소하다.

''안녕하냐? 안녕하다!''를 ''가수김범수나 심지어 가수조용필 보다 잘 부르는 가수라는 게 멋지다!''며 자뻑 거듭하는 그들의 젊음이 싱싱하다.

노래를 업으로하는 사람들이 가수다. 그래서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한다. 페스티벌보이즈는 각자 노래를 잘하는 가수다.


그러나 대중을 '훅' 당기는 선동력 보다는 착실한 가창력으로만  대중과 만나왔다.  그들이 걸어온 '착한 가수의 길'이 권태로웠을까?

지금, 그 둘이 만나 '쏘맥'같은 케미로 빚은 '안녕하냐! 안녕하다!'는 해질녁, 홍대앞 주점에서 빈 속으로 시작한 '쏘맥'처럼 귓속에 '착' 붙었다가 '쏘맥' 석잔이 돌기전에 입에 '훅' 감겨들어 노란색 목소리로 출고된다.

'너 안녕하냐? 나 안녕하다'

'페스티벌보이즈'는 격렬하게 묻고 또 묻는다. '대한민국 사람들아 정말 안녕하냐?'고,


대답없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강요한다. 어쨌든 '안녕'하라!'고, 지치고 힘든 이 들에게 어깨동무 하면서 외치고 싶은거다. '우리 무조건 안녕하자!'고...

이제, 30을 갓 넘은 '페스티벌보이즈'는  인생전체가 축제라는걸 아는 청춘들이다.

''5월의 한낮, 장미꽃 향기에 파묻힌 축제도 있고, 노을진 황혼 속에 느린 행진곡처럼 흘러가는 축제도 있고 가랑비 옷 젖듯 술로 익어가는 축제도 있지요. 어찌됐든 우리 함께 살아있음이 축제 아닐까요?''

'알카포네'라는 예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서정적 대사를 술술 풀어내는 박기웅의 꿈은 다음 월드컵이 열리기전에 상암경기장에서 컨서트를 여는거다.


그와 함께할 크로키 오준석의 꿈은 뭘까?

''카포네형이 원하는 상암경기장 컨서트 끝내고, 죽은듯이 자고 일어나 재채기 하듯이 신곡들을 쏟아내는 거지요. 발가락으로 건반 쳐가면서...''

그들의 꿈이 이루어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월드컵은 틀림없이 열릴것이고 대한민국도 늘 '안녕'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안녕하냐?'는 계속될 것이고 그들의 물음 에 우리는 미리 답을보낸다.

우리에게도 ''쌩쌩한 꿈이있다!"고, 

 

굿럭!  페스티벌 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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