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민은 이재명을 경멸하는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0-17 11: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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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특혜 의혹’에 휘말려 위기에 봉착했다.


통상 집권당 후보가 선출되면 컨벤션 효과로 인해 ‘정권교체’ 여론은 낮아지고 ‘정권유지’ 여론은 높아지는데 이재명 지사가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공개된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12~13일)에서 응답자의 55.7%는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36.2%는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선택했다. 같은 날 발표된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11~13일)에서도 내년 대선에 대해 응답자의 54.5%는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고, 38.2%는 '정권 연장을 위해 여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13일 머니투데이·한국갤럽 여론조사(11~12일)의 경우 '정권교체' 응답은 56.7%, '정권유지' 응답은 35.6%로, 격차가 무려 21.1%포인트(p)에 달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후보로 선출되기 이전에는 그 격차가 10%p 안팎에 불과했었다.(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 지사가 민주당 당원들에게는 지지를 받았지만, 국민은 그를 지지하기는커녕 되레 그를 경멸하고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대장동 특혜’ 의혹을 대하는 그의 뻔뻔한 태도일 것이다.


실제 이 지사는 이에 대해 한마디도 해명하지 않고, 되레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황당한 프레임 짜기에만 골몰하는 모양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를 향해 “잔머리 굴리시면 지켜보는 국민은 더 열 받는다”라며 “물귀신 작전도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이런 연유다.


진 전 교수는 “지금 이재명 후보에게 허용된 선택지는 둘이다.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이라며 “둘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알았거나 혹은 몰랐거나. 논리적으로 그밖에 다른 길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선의 선택은 지금이라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몰랐다. 토건족에게 완전히 농락당했다. 시장으로서 철저히 무능했다. 시민들께 엄청난 손실을 입힌 데에 대해 사과드린다. 직무유기라면 몰라도, 적어도 배임이나 수뢰의 죄를 범하지는 않았다. 그것만은 믿어달라’(고 하라)”고 충고했다.


진 전 교수의 이런 지적은 상식이다. 국민도 그걸 안다.


이 지사는 민간 업자에게 그렇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 걸 알고도 그걸 묵인한 것인지, 아니면 유동규 등 자신의 측근들이 속여서 자신은 그렇게 되는 걸 알지 못한 것인지 분명하게 해명해야 하는데, 그건 해명하지 않고 뚱딴지같이 토건족이 어쩌니 국민의힘 게이트가 어쩌니 하고 프레임 짜기에만 급급하니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개인사뿐만 아니라, 행정 집행을 할 때도 국민 앞에 상당히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을 빠르게 강제로 처리하는 모습이 당시에는 속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수 국민이 깡패식 정치의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조폭 집단폭행 전과자가 어떻게 의전비서로 발탁되었는지와 현재 대선 캠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그런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그건 눈감아 주겠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2018년 12월 사장직 공모에서 토지·주택 정책 관련 경력이나 경영자 재직 경험이 없어도 지원가능하도록 채용 규정을 바꾸는 등 경기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드러난 이재명 지사의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특혜채용 의혹도 문제지만, 그것도 눈감아 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설계했다며 단군 이래 최대의 치적이라고 자랑했던 대장동 개발이 실제는 가난한 원주민들에게 땅을 헐값에 강제 수용하고, 대신 민간 업자들에게는 천문학적인 폭리를 취하도록 한 것에 대해선 도저히 눈을 감아줄 수가 없다.


그러니 말하라.


민간 업자들에게 특혜가 돌아는 걸 알고도 사업을 그런 방향으로 추진한 것인가. 그렇다면 배임이다. 아니면 자신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측근인 유동규 주도하에 이루어진 일인가. 그렇다면 인사에 실패하고 행정의 기본도 모르는 무능으로 대통령 자격이 없는 자다.


답은 둘 중 하나인데 동문서답만 하고 있으니 국민이 분노하고 경멸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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