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27] 박근혜 옥중서신은 솔로몬의 재판이 될 것이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05 11: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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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최근 마친 미국 대선의 1차 슈퍼 화요일에서 거의 죽어가던 죠 바이든이 기사회생의 기적을 이루고 컴백하였다. 이런 드라마틱한 경우는 미국 정치에서 찾아보긴 힘든 사례라고 한다. 가장 큰 공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있었던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의 바이든에 대한 지지선언이 결정적이었다. 흑인지도자중 리더인 클라이번의 지지선언은 그 타이밍과 사회주의자 샌더스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방이 되었다. 그 결과 바이든은 탄력을 받고 샌더스의 돌풍을 어느 정도 가라 앉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물론 샌더스로는 안 된다는 민주당내의 위기감이 중도성향의 주자들을 바이든 지지로 뭉치게 한 것도 결정적인 바이든 승리의 요인이다. 특히 텍사스에서의 바이든 승리와 비록 지긴 하였지만 캘리포니아에서의 샌더스의 승리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인 것 등을 볼 때 앞으로 샌더스와 바이든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자기 출신 주(매사추세츠)에서도 3등을 한 워랜의 미래는 암울하며 돈으로 민주주의를 사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기대를 모았던 블룸버그의 초라한 성과 등은 미국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회주의는 안 된다. 광고의 내용과 토론의 확인 작업상 차이를 보고 냉정히 평가하는 수준이 있는 미국 국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 한 것이다.

짐 클라이번의 결정타처럼 박근혜 옥중서신은 몇 가지 면에서 솔로몬의 재판처럼 진짜와 가짜를 감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 같다. 탄핵이후 벌어진 박근혜 마케팅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미하고 이러다가는 집권세력의 의도대로 야당은 분열에 의해 초라한 선거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 예상되었다. 현 정부의 불의하고 무능함에도 불구하고 분열된 야당 때문에 진정한 국민심판이 불가능해 지는 것을 보면서 이 타이밍을 놓치면 더욱 어려운 상황이 벌어 질 것이란 것을 감각적으로 읽어 낸 선거의 여왕다운 능력이다. 혹자는 3년 이상 차단되고 힘든 감옥 생활로 지쳐 나약해진 결과라는 식의 평가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옥중서신을 통해 가짜 지지자와 진짜를 구분하고 어찌 됐든 가짜도 진짜의 편에 서지 않으면 자신의 가면이 벗겨질 것을 우려하여 난처하게 만드는 묘수가 될 것이다.

첫째 감별대상은 황교안이 될 것이다. 시중의 소문대로 그가 사기탄핵의 배후세력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지 아닌지의 테스트가 될 것이다. 옥중서신을 존중하여 소위 태극기 세력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그가 만약 태극기 세력과의 연대를 추진하지 못 하거나 결국 공천 등에서 공정하지 못한 처리 등을 한다면 그는 가짜로 판명되고 소문대로 탄핵의 주범임을 스스로 공표하는 게 될 것이다. 그가 어떻게든 진정 태극기 세력을 통합하려고 애쓴 모습과 결과를 나타낸다면 그는 환골탈퇴 하고 위상도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태극기 세력 등이 불가피하게 공천에서 공정한 배려를 못 받는다면 예전 친박연대 같은 것이 가능해 질 것이다. 살아 돌아오라고 했던 것처럼 각자의 능력대로 살아오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능력도 안 되면서 박근혜 팔이로 한탕 하려던 거짓 태극기 세력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둘째, 조원진, 홍문종 등 아스팔트 우파의 진정성이 감별 될 것이다. 이들 또한 박근혜 팔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박근혜 석방을 겉으로는 외치나 속으로는 원하지 않는 세력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왔다. 이번 기회에 그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거대야당 세력과 진정어린 통합노력을 보여 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더욱 얻을 것이다. 그렇지 못 한다면 소문이 진짜였다는 판정을 받을 것이다. 싫던 좋던 이들이 통합을 거부하지는 못 할 것이다.

셋째, 주류 언론이 감별대상이 될 것이다. 소위 조.중.동 등의 주류언론은 탄핵의 책임이 크다. 그들이 지금이라도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대한민국 지키기에 함께 할 것인지 정당하지 못한 권력기관처럼 행세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스스로의 재판을 하고 어느 편에 설 것인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네 번째 아스팔트나 유튜브 공간에서 활동해온 자칭 우파그룹들이 진정한 애국 우파인지 사이비 우파인지가 드러날 것이다. 말로만의 애국과 희생이 아닌 생계형 우파가 득실대는 지금 내 생각과는 달라도 더 큰 위험을 제거하고 여건이 마련 된 다음 세세한 일들에 대한 논쟁과 심판이 나라를 진정 위하는 것 일진데 이를 여러 핑계와 말꼬리 잡으며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은 위장 애국세력이다. 나라가 있어야 나도 있음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자기 이익에 몰두하는 세력을 국민들은 심판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가짜가 너무 많다.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에 대한 평가는 싫던 좋던 앞으로 활발히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평가를 성급하게, 일방적인 주장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지금 억울하게 감금당한 사람에게 당장 눈앞의 잘못을 보면서 세부적인 정책판단의 잘 잘못을 따지는 것은 시기나 의도가 옳지 않다. 말은 자기의 등에 탄 사람을 시험 해 보고 엉성하면 떨어뜨리곤 한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사람을 발로 차지는 않는다.

이번 박근혜 옥중 메시지를 통해 한국에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제 한국은 자유 민주주주의 수호의 마지막 타이밍을 지키느냐 못 하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있다. 이 중요한 타이밍에 나온 이 메시지가 소중한 것은 이 시기를 분열로 놓치면 정작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기회조차 오래 동안 하지 못하게 될 것을 인식해야 한다. 박근혜의 부활을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탄핵으로 인한 법치주의의 실종, 거짓의 퍼레이드를 고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없다. 나라가 없이 떠도는 것이 얼마나 서러운 것인지 아는 유태인처럼 무엇이 더 큰 위기인지를 감별하고 위기에서 진정 애국하는 일이 무엇 인지 판별하는 우리 자신의 성찰 기회가 있어야 한다.

아마 위기감을 느낀 현 집권세력은 선거를 연기하고 싶은 충동을 보일 것이다. 정 안되면 부정선거마저도 하고 싶은 유혹을 가지 자들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목숨 걸고 쟁취한 정권인데 이를 순순히 빼앗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옥중서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동시에 어쩌면 더 큰 국가의 위기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내일 일을 어찌 알겠는가? 그러나 우리 앞에 벌어진 과제를 충실히 해 나가면 우리가 모르는 도움의 손길이 있음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 모두 희망을 버리지 말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 비록 기대하는 대로의 결과가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가짜를 색출해 내는 것만 성공해도 미래가 있다. 솔로몬의 지혜가 생각나는 박근혜의 묘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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