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권’이냐 윤석열 ‘정권교체’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26 11:47: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당내 갈등으로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면한 자신들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일단 ‘치맥 회동’으로 전략적 휴전을 맺었다.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휴전이어서 지켜보는 국민은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


사실 양측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준석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이후 윤석열 전 총장을 ‘비빔밥의 당근’에 비유하는 등 계속해서 깎아내렸다. 그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전날 자신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반격을 가했다. 이는 사실상 '무게추가 내게 기울고 있다'라는 뜻으로 이준석 대표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그런 경고에 더욱 발끈했다.


실제 그는 윤 전 총장 쪽으로 옮겨 간 인사들을 향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면 한다"라고 쏘아붙였다. '당 외 대선 주자와 거리를 두라'라는 자신의 당부가 무시당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인 것이다. 이 대표가 그들을 제명할지도 모른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결국,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준석 대표를 달래고, 양해를 구하는 ‘치맥 회동’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 역시 당내 친윤 인사들이 윤석열 지지 서명을 받겠다는 등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자 일단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윤 전 총장에게 다급하게 ‘치맥 회동’을 제안했을 것이다.


그런 양측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진 ‘전략적 휴전’이니만큼, ‘완전한 화해’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위태하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8월 경선 열차 출발 전에 입당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자신이 당 대표로서 차기 대선을 주도해 나겠다는 것이다. 만일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흔들리는 리더십이 더욱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탓이다.


그에게는 ‘정권교체’보다 ‘당권’이 더욱 중요할지도 모른다.


반면 스스로가 야권 통합의 중심축이 돼야 대선 본선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윤 전 총장은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이후 '윤석열 대 국민의힘 후보' 구도의 최종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때 가서 필요에 따라 국민의힘에 입당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 방향이 바람직할까?


여론조사에 나타난 지표를 보면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국민의힘 독자적으로 정권교체를 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실제 한국갤럽의 최근(6월 29일~7월 1일) 조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9%로, ‘여당 후보 당선이 좋다’고 한 답변(38%)을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정당지지율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3%,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를 각각 기록했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고,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률보다도 무려 21%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따라서 당 밖에서 대선 주자로서의 자신의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후 국민의힘과 손을 잡겠다는 윤 전 총장의 생각이 전략적 측면에서 나쁘지는 않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험이 미숙한 이 대표의 선택이다. 젊은 혈기에 그걸 참지 못하고 또 윤 전 총장을 깎아내릴 경우, 그의 지지율이 하락해 야권 전체 파이가 축소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그래선 안 된다.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쥐고 이준석 대표의 당권을 공고히 하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전 총장의 주도하에 정권교체를 이루는 게 더욱 중요하다.


정권교체 49%, 국민의힘 28%에서 보듯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 역시 그러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