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의 ‘그분’은 누구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0-13 12: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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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등장하는 ‘그분’은 과연 누굴까?


국민의 관심은 온통 여기에 쏠려 있다.


정영학 회계사가 녹음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을 보면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며,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분’이 누구냐는 질문에 김 씨의 답변은 오락가락한다.


김 씨는 검찰 소환 조사 전에 대리인을 통해 “천화동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실과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후 그의 발언을 달라졌다.


11일 오전 9시 50분부터 14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씨는 12일 0시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 ‘그분 것’이라고 한 발언을 인정하면서 “사업자 간 갈등이 번지지 못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김씨는 검찰 조사가 끝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12일 오후 또 한 번 말을 바꿨다. 김 씨의 변호인은 “김 씨가 장시간 조사를 받아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잘못 말했거나, 질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답변했을 수 있다”라며 “‘그분’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정정한 것.


결국, 검찰은 12일 오후 곧바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락가락하는 발언이 자충수가 된 셈이다.


대체 자신의 구속을 감수하면서까지 숨기고 싶은 ‘그분’은 누구일까?


현재 검찰은 지난 9일 정민용 변호사가 제출한 자술서 등을 고려할 때 ‘그분’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분’이 구속된 유동규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김만배 유동규 등과 함께 했던 남욱 변호사는 12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분’으로 지칭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그런 기억은 없다. 저희끼리는 형, 동생이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가장 큰 형은 누구였느냐”는 물음에는 “김만배 회장”이라고 답했다. 실제 김 씨는 유 전 본부장보다 다섯 살이 많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김만배 씨를 ‘형’이라고 불렀다는 의미이다. 김씨가 지인들에게 이재명 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따라서 대장동 개발 계획을 설계하고 결재했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그분’일 것이란 추론은 합리적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장동 게이트와 민주당의 '내부자들'은 모두 '그분'으로, 이재명 지사를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이런 연유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지사는 본인이 '그분'임을 고백하고, 당당하게 특검 수사를 자청,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지지자들도 '그분'이 누구인지 안다". 3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표심은 결국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대장동 게이트가 이재명 게이트라는 사실을 알고 걱정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본부장이 구속되고, 이른바 ‘이재명 마크맨’으로 불리던 김만배 씨마저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이 지사는 여전히 대장동 의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외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이재명 지사의 책임으로 보고 있는데도 이 지사는 막무가내다.


그렇다면 이 지사는 무엇이 두려워 특검을 거부하는가.


정말 국민의힘 게이트라면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특검을 반대할수록 뭔가 감추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정감사를 10여 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행정1부지사에 대한 인사가 이뤄진 점도 의구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실제 전임 이용철 행정1부지사는 1년 4개월 만에 물러나고 전 행정안전부 오병권 지방재정정책관이 8일 경기도 행정1부지사로 부임하면서 오는 18일과 20일로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에 행정1부지사가 참석하더라도 ‘맹탕 국감’이 될 수밖에 없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새로 부임한 오 부지사가 충분히 파악하고 답변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숨기기 위한 ‘도피성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국민은 ‘그분’이 누구인지 알 권리가 있다. 숨기려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이 있다. 당당하다면 이 지사는 되레 자신이 앞장서서 특검을 요구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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