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게이트 몸통’으로 지목되는 이재명 후보를 대선 주자로 선출한 이후 정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침몰위기에 처했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면서 40%대에 진입했지만, 민주당은 30%대로 ‘뚝’ 떨어져 양당 간 지지도 격차가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정권교체 여론이 상승해 무려 60%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31일~1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한 결과, 다음 해 3월 9일 치러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58.2%에 달했다. 반면 “정권 재창출”이라고 응답한 의견은 고작 32.2%에 불과했다. 정권 재창출 여론은 6.6%p 빠졌고, 정권교체 여론은 무려 10.9%p가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78.6%로 정권교체 여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민주당이 공을 들이는 부산·울산·경남과 충청권에서도 정권교체 응답자가 64%에 달했다. 유일하게 민주당 전통 텃밭인 호남권에서만 '정권교체 37.9% vs 정권 재창출 56.8%'로 정권 재창출 여론이 높았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지난 조사 대비 9.2%p 반등해 41.7%로 40%대에 진입했으나 민주당은 4.1%p 하락한 30.8%로 양당 지지율 격차는 10.9%p로 크게 벌어졌다.(이 조사의 응답률은 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장동 게이트가 이재명 후보 자신은 물론 그를 대선주자로 내세운 민주당까지 깊은 수렁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이를 덮기 위해 이재명 후보가 각종 이슈를 마구잡이로 던지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이재명 후보는 최근 '음식점 총량제, 주 4일 근무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지역화폐 예산 증액,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상향,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등 설익은 정책들을 마구잡이로 던지고 있다.
왜 이재명 후보는 이처럼 설익은 정책들을 ‘툭툭’ 던지는 것일까?
아무래도 대장동 이슈를 덮기 위한 술책인 것 같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요즘 이 후보를 '1일 1아수라'라고 한다"며 "(이 후보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책들을 막 던지고 있는데, 이는 대장동으로 쏠려 있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서 설익은, 검토도 안 된 정책들을 마구마구 던진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대장동 국면 탈출을 위해 이슈를 던지는 것 같다"라며 "정책이라는 것은 후보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과 조율해 후보 자신의 비전과 당의 정책이 어우러진 정제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하루에 한 번씩 쏟아내는 것은 대장동 문제를 (희석하기 위한) 물타기"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재명 후보는 연일 드러나는 본인의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의혹을 감추기 위해 선거용 포퓰리즘 공약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마구잡이 이슈 던지기에도 대장동 게이트가 덮어지기는커녕 매일 새로운 의혹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오늘은 이재명 후보가 8년 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임대아파트에 대해 언급한 영상이 공개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2013년 1월 성남시 수정구 태평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새해 인사회’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임대아파트를 거론하면서 “저희가 임대아파트 짓거나 이런 건 안 하려고. 그건 손해가 나니까. 그것 때문에 적자가 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이 임대주택을 짓는 등 무주택 서민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민간 분양 아파트를 늘리도록 설계해 민간 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사업으로 변질된 것은 임대주택에 대한 이 후보의 이 같은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실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면서 임대주택 비율의 목표치를 15.29%(5만 7889㎡)로 계획했지만, 2019년 개발 계획 변경 과정에서 목표치를 6.72%(2만 5449㎡)로 대폭 축소하고 말았다.
앞서 이 후보 캠프는 경선 과정에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대장동 임대주택이 6%로 축소된 건 이재명 성남시장 퇴임 이후 일어난 일로, 이재명 후보와 연관이 없다”라고 발뺌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공개된 영상으로 인해 그것이 이재명 후보의 의중이었다는 게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그러니 아무리 새로운 이슈를 마구잡이로 던져도 대장동 게이트가 덮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되레 정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정권교체 여론은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이재명 후보가 해야 할 일은 특검을 수용하는 것 뿐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