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들, 그렇게 사람이 없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5-03 13: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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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들로 지명한 사람들을 보면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단지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보통 국민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 사람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의 배우자는 해외에서 대량의 도자기와 장식품을 외교 행랑에 담아서 몰래 들여와 불법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 행랑은 세관에서 검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박준영 후보자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실제 박 후보자가 영국 참사관을 지냈던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그의 배우자는 영국 도자기를 대량으로 구매했고, 한국으로 들여올 당시 박 후보자는 해당 물품을 '외교관 이삿짐'으로 등록해 별도의 세관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후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카페를 창업하면서 도자기 일부를 판매했다. 결과적으로 외교관의 부인이 남편의 권세를 믿고 밀수한 셈이다.


박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밀수 단속을 주요업무로 하는 전국의 해양경찰청을 지휘하게 된다. 밀수 전력자가 밀수를 단속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의혹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까도 까도 의혹이 새로 나온다고 해서 ‘양파 후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임 후보자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지원금으로 미국과 스페인 등에서 열린 해외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같은 시기 두 딸도 해당 국가로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녀는 총 4차례, 차녀는 3차례나 임 후보자의 출국 시기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논문 표절 및 결격자 임용, 위장전입 논란에 휩싸였다. ‘정당에 소속하지 않은 사람’이 응모자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에 임명됐다. 이사장 임명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자격으로 추천된 장관 역시 무자격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아 전세로 주고 관사에 거주해 매매 차익으로 70%를 남기는 투기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1240만원의 세금을 면제받고 2년간 매월 이주지원비까지 받았다. 아들의 싱업급여를 부정수급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그의 배우자가 과거 절도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은 직접 당사자의 사건이 아니라 논외로 하더라도 그는 이미 자격이 없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이었던 2011년 당시 노동자 4명이 숨진 사고 당시 해당 고용업체에 면죄부를 줬는데, 그해 그 업체의 추석 선물 리스트에 이름이 기재돼 구설에 올랐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 및 석사장교 혜택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과연 이런 자들을 장관으로 임명해야 할 만큼, 대한민국에 인재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주변에서만 사람을 찾다 보니, 자격미달자가 장관 후보에 오르는 것일 뿐, 우리나라에는 인재가 넘쳐난다.


보통사람 중에서 ‘제비뽑기’로 골라도 그들보다는 나을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 한다. 적어도 문제가 많은 박준영-임혜숙-노형욱 등 3명의 장관 후보에 대해선 즉각적인 조치가 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낙오자가 생기면 정국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무리하게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건 일종의 대국민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로 인해 가뜩이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0%대마저 무너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민심이반은 더욱 가속될 것이고,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넘어 ‘데드덕(권력 공백 현상)’으로 국정 혼란이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지금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5.2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자격자 장관 후보들에 대해 대통령에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 그걸 못하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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