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주자, 윤석열이냐 최재형이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28 13: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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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찮다.


국민의힘 입당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여야 전체를 통틀어서도 ‘빅3(윤석열 이재명 이낙연)’후보에 이어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3~24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지난 26일 발표한 결과, 최 전 감사원장은 전주 대비 2.5%p 상승한 8.1%를 기록하며 전체 4위에 올랐다. 당내 주자인 홍준표 의원(4.7%), 유승민 전 의원(2.8%)보다 앞섰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전주 대비 3.4%p 하락한 26.9%로 집계됐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6.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야권 경선이 결국 윤석열-최재형 양강구도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야권 선두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에 비하면 아직은 지지율 격차가 크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최 전 원장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에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조사한 결과, 가상 양자 대결에서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은 41.1%로 민주당 선두주자인 이재명 지사(36.9%)를 앞섰다.


윤 전 총장과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 역시 윤 전 총장이 41.4%, 이 전 대표 33.7%로 윤 전 총장이 크게 앞섰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만만치 않은 강세를 보였다.


이 지사와의 양자 대결에서 30.9%로, 이 지사(38.8%)에 밀리기는 했으나 그 격차는 7.9%p에 불과했다. 넘기 어려운 벽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 전 대표와 맞붙는 경우는 이 전 대표 35.9%, 최 전 원장 29.8%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의 대체재로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러다 보니 양측의 신경전도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그의 입당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는 형식으로 사실상 세를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입당하지 않고 국민의힘 인사들을 빼간 것에 대해 “비겁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야권 대선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당내 세력분화 움직임을 ‘함께’ 경계하자며 공개 회동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회동 제안문에서 "저는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것이 우리 두 사람이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 앞에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라고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을 정권교체의 도정에서 함께 해야 할 동지로 인식한다"라며 "공직 생활을 하다 이제 막 기성 정치에 뛰어든 사람으로서, 기성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에 함께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이른바 '친윤(석열)계'의 세 과시와 그에 반발작용으로 '반윤계'의 도래 분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최 전 원장의 이 같은 제안은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제1야당 유력주자와 당 밖 유력주자의 갈등이 자칫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를 짓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최 전 원장의 제안에 박수를 보낸다.


최 전 원장이 "회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윤 전 총장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겠다"라고 밝힌 만큼, 윤 전 총장도 이에 즉각 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양측이 반목하고 대립하는 모습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되 그 과정이 아름다워야 하고, 결과에 대해선 양측이 깨끗하게 승복하고 패자는 기꺼이 승자를 지원해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고, 압도적 정권교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아름다운 경쟁을 기대하며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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