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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 때문에 전 국민이 ‘부동산 우울증’에 걸렸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벼락 거지’니 ‘청포족’이니 ‘주포원’이니 하는 등등의 온갖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한다.
‘벼락 거지’란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월급만 모으고 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하고,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청포족'은 '청약 포기족' 즉, 주택 청약을 포기한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밀레니얼 세대라고도 불리는 20~30대가 청약을 포기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밀려난 청포족은 주거형 오피스텔(아파텔) 시장에 몰리는 추세이다.
이밖에 까다롭고 복잡한 주택담보대출 상담을 포기한 은행원을 뜻하는 '주포원', 호텔에 전세로 거주하는 무주택자를 뜻하는 '호텔 거지', 미분양 주택을 줍다시피 계약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줍줍족'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인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를 반성하기는커녕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다며 국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비수를 꽂았다.
실제 김 전 실장은 최근 펴낸 ‘집에 갇힌 나라, 동아시아와 중국’에서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각국의 주택문제를 짚어가면서 높은 집값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통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가격 폭등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우리만 이런 일을 겪고 있다”라는 피해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주택 자체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거두었으니 집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여기에 아시아적 문화라고 하는 ‘부동산에 대한 집착’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한 것”이라며 되레 국민을 탓하기도 했다.
아직도 정책 실패 후유증이 진행 중인데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은 단 한마디도 없다.
그는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과연 그런가.
지난해 7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2%에 달한다고 즉각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엉터리 통계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부동산원이 표본을 두 배가량 확대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통계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그 이전까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죽은 통계로 정책을 수립해 온 셈이다.
엉터리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당연히 엉터리 같은 부동산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전세가 폭등 등 20여 차례 대책이 모두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효과만 초래한 것이다.
지금도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국민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세금과 월세마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가 3년 반 전 평균 아파트 가격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3법’ 도입 이후 심해진 전세난으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 1~8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 누적 상승률은 10.26%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1~8월 누적상승률 기준으로는 2011년(10.5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덩달아 월세도 폭등했다.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주택에 월세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평균 5683만 원 보증금에 62만 원 월세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세 보증금과 월세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인 김수현 전 실장이 고개 숙이고 반성하기는커녕 되레 “부동산 집착 탓”이라며 국민을 탓하고 있으니 복장 터질 노릇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부터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해 진정으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벼락 거지’가 되어버린 국민의 아픔을 못 본 척 지나쳐버리고 임기를 마친다면, 그 대가는 더욱 가혹할 것이다. 어차피 맞을 매라면 지금 맞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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