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화천대유’ 수상하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14 13: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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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택지 개발 이익을 환수하겠다”라며 추진한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이익금 상당액이 특정 개인이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에 돌아갔다.


실제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에 참여한 민간 시행 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최근 3년 사이 해마다 100억~200억원대 배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 회사 출자금은 고작 5000만 원에 불과했다. 금융권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차입하고 그 대출금으로 회사 운영 자금을 쓸 정도로 빈약한 회사였다. 그런 회사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무려 577억원을 배당받았다.


상식적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무리 부동산 시행업의 특수성이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나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특혜의혹이 제기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누가 대놓고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만일 특혜를 주었다면 누가 준 것일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진행된 사업인 데다가 특정인의 배를 불리게 하는 이상한 구조를 만든 사람 역시 이 지사인 만큼 그를 의심하는 건 지극히 합리적이다.


실제 이재명 지사는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을 공동 설립해 대장동을 개발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이 지사는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개발이익금의 사회 환원이라는 지역 개발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했으나 그건 말뿐이었다.


특수목적법인에 보통주 지분 14%를 갖고 참여한 화천대유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577억원을 배당받아 특정인의 배만 불리게 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이 지사가 처음부터 개발 이익금 환수에는 관심이 없고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이런 복잡한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화천대유에 대한 문제점은 성남시의회에서도 줄곧 제기돼 왔다.


지난 2019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의회에서 “화천대유가 0.99% 지분을 가진 소규모 주주”라면서도 “사업 관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1%도 안 되는 지분을 가진 민간업체가, 그것도 특정인이 지분 100%를 지닌 개인사업자가 사실상 대장동 개발 사업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박호근 성남시의회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전체 지분의 1%인데 대장동 개발의 모든 권한을 ‘화천대유’가 가지고 있다”라며 “화천대유가 이렇게 큰소리를 칠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화천대유가 개발 배당금 대부분을 가져갔다는 의혹도 나왔다. 사업 시행자인 ‘성남의뜰’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총 배당금 5903억 원 중 4073억 원을 화천대유와 지분 6%의 SK증권 등 민간 주주에 배당했다. 그러나 SK증권 측은 화천대유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특정인과 그가 모집한 개인 투자자 6명으로 구성된 ‘특정금전신탁’으로 확인됐다. 실제 소유주는 SK증권이 아니라 SK증권에 ‘성남의뜰에 투자해달라’고 돈을 맡긴 투자자 7명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이들이 민간 배당금 대부분을 나눠 가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화천대유의 실제 주인은 누구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BBK 사건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 ‘다스는 누구 거냐’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듯 대장동 개발에 돈을 싹쓸이하듯 쓸어간 ‘대천화유’의 실제 주인이 누구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국민이 이해할만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공개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했다거나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식의 상투적인 답변으로 빠져나가려 해서는 안 된다. 선정 절차 전반을 모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전담한 것이어서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해서도 안 된다.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집권 여당을 위해서라도 이에 대한 확실한 해명이 필요하다. 만에 하나라도 이재명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이 문제에 발목이 잡혀 본선에서 패배한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얼마나 허탈하겠는가.


그러니 이 지사는 솔직하게 화천대유는 누구 것인지, 그리고 화천대유 지분 100%를 가지고 배당금을 싹쓸이한 특정인과 이 지사는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특정인에게 들어간 어마어마한 배당금은 어디로 흘러갔는지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걸 밝힐 수 없다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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