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응원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13 14:01:3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비정상의 정상화’를 선언하며 전임 고(故) 박원순 시장 재임 시기인 지난 10여 년간 시민단체에 무분별하게 뿌려댄 한 보조금·위탁금 지급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시민사회 분야 민간보조와 민간위탁 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뿌리 박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대체, 그동안 서울시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민간보조금 또는 민간위탁금이라는 명목으로 직접 또는 자치구를 통해 시민사회와 시민단체에 무차별적으로 지원해왔다.


중앙 정부와 민간 고유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영역은 물론 행정에 있어 아직은 생소한 분야에까지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실제로 마을, 도시재생, 사회적 경제, 주민자치, 협치, 주거, 청년, 노동, 도시농업, 환경, 에너지, 남북교류 등 온갖 명목으로 이름을 붙여 지난 10년간 지원된 금액이 무려 1조 원 가까이 된다.


물론 그 가운데선 정당하고 합당한 지원도 있겠지만, 집행 내역을 살펴보면 가관이다.


오 시장은 “일부 점검해 보니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원래 민간에 대한 보조금은 민간의 자율적인 활동이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이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되는 것이며, 민간위탁이란 원래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이나, 민간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인정될 때에만 시행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고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이루어진 보조금 지급과 민간위탁이 오히려 공무원들이 직접 일을 할 때보다 책임성과 공공성을 저하하고, 특정 시민단체에 편중된 지원으로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해온 것은 아닐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실제로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위탁업체 선정에서부터 지도·감독까지 관련 사업 전반을 관장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몸담았던 시민단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그들만의 마을, 그들만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것도 모자라 ‘중간지원조직’이라는 창구를 각 자치구에도 설치하고 그것조차 또 다른 시민단체에 위탁해 운영토록 했다.


한마디로 시민단체의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민간보조 사업의 경우 특정 시민단체에 중복지원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과도한 예산 집행에 비해 성과평가는 매우 미흡했다.


시민의 혈세로 어렵게 유지되는 서울시의 곳간이 이런 방식으로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해간 것이다. 윤미향의 정의연 같은 단체들도 지원금을 챙겨갔다. 세금을 낸 시민만 바보가 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박 전 시장 재임 기간에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는 무려 1000곳 넘게 늘어났다. 그냥 돈을 마구잡이로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민들의 피 같은 세금이 어떻게 이렇게 쓰일 수 있나.


결과적으로 박원순 전임시장은 돈으로 시민단체의 표심을 끌어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이를 바로잡는 건 쉽지 않다. 당장 돈맛을 본 시민단체의 반발이 잇따를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최근 경찰로부터 황당한 압수수색을 받은 것 역시 그런 시민단체들의 반발 때문이라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복마전’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서울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걸 오세훈 시장이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비정상의 정상화’ 선언을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는 바다.


서울시 예산은 시민단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1000만 서울시민을 위한 것이다.


특정 시민단체를 배 불리게 하는 예산을 차단하면 저소득층 서울시민을 위한 복지예산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도 그만큼 향상될 것이다.


서울시의회도 오세훈 시장의 ‘비정상의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의석수만 믿고 되레 시민단체를 옹호하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일부 시민단체 간부들의 마음을 얻을 것인지 1000만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것인지 그대들의 선택에 달렸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