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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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Future belongs to those who prepare for it!)라는 말처럼 미래는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라기보다는 미리 비전을 가지고 준비한 것의 결과라는 것을 말한다. 지금 지구상의 최강 국가라 불리는 미국의 현재의 모습은 바로 오랜 기간 동안 미국사회가 준비한 결과라고 하겠다. 미래 준비 중 가장 핵심은 교육이다. 지금의 미국을 설명하기 위 하여는 미국의 교육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우리도 배울 것은 배우고 실수는 회피하는 지혜가 절실한 요즘이다.
교육에는 학교 교육과 학교 밖 교육이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교육이란 학교만 담당하는 것처럼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학교에만 넘기고 자신들의 책무를 망각한 사회가 있음은 심각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마디로 미국의 교육에는 학부모의 건전한 참여와 관심, 그리고 객관적인 평가제도등이 함께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교육에 관한 논의의 포인트는 수없이 많다. 그중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하여 미국은 어떤지 하는 것을 토론 해 보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학교 밖 독서교육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지역도서관(Public library)을 보면서 한국과 미국의 교육의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된다. 한국의 지역도서관은 우선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입시나 고시생들의 조용한 자습공간의 역할이 더 많은 것으로 기억된다. 반면 미국의 지역도서관은 각종 미디어의 공세 속에서도 책과 가까워지는 문화를 조성하는데 열심인 것을 발견한다. 우리의 고정 관념은 도서관은 조용히 가만히 앉아서 집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도서관을 가는 것이지 어린 아이들이나 어린 아이를 둔 젊은 부부들은 한동안 도서관을 갈 엄두를 못 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지역도서관은 언제나 어린아이들( 특히 취학 전 어린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부모들도 어린아이를 데리고 지역도서관을 빈번히 찾는 모습을 발견한다. 지역도서관은 지역마다의 재정여건이나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필자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근무하는 사름들의 전문성이나 책의 종류 및 다양성에 있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그리고 건물의 구조도 중앙에 있는 안내 데스크를 좌우로 나뉘어 한편은 아예 어린아이들 코너 로 하고 다른 쪽은 청소년과 성인들 코너로 구분하여 어린아이들이 서고 앞에서 책을 가지고 노는(?) 일을 보게 된다. 라이브라리언들도 매우 친절히 도와주며 특정 주제를 가지고 연구 하는 사람을 돕는 시스템도 갖춰 줘 있다. 더 나아가 Inter-library loan( 전국의 도서관들과 연계하여 서로 책을 빌려주는 시스템)을 통해 구하지 못할 책이 없을 정도이다.
미래를 독서에서 찾고 있으며 더욱이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책과 가까워지도록 매우 세심한 노력을 하며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미국의 힘을 느낀다. 독서를 통하여 호기심과 탐구력을 키우고 스토리텔링 이벤트를 통해 스토리에 대한 흥미를 일으켜 책을 찾게 만드는 배려는 매우 인상적이다. 독서가 활성화되기 위 하여는 책이 가져다 줄 답에 대한 원천적인 질문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 하여는 가정에서부터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들의 사소한 질문에도 무시하지 않으며 같이 생각해 보고 잘 모르는 것은 도서관에 가서 찾아볼까? 하는 식으로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미국인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가지게 만드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이 깨어야 정부를 잘 감독하고 주인행세를 하지 않겠는가!
지역도서관에 가서 어떤 관점으로 책 구매를 결정하느냐고 물었다. 나온 답은 그 지역의 작가의 책을 가능하면 우선적으로 구매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의 구매조건은 지역주민들이나 지역 내 학교에서의 요청이 많이 고려된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는 도서관 협회 등이 발간하는 도서평가나 관련 전문가들의 논문 등이 고려된다는 것이었다. 이를 들으며 역시 우수한 도서관이나 교육 등은 공무원이나 일부 전문가들만의 노력보다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의 기여도가 매우 중요한 것을 절감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상 가장 절실한 과제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답만 알려 달라는 식의 교육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유태인들은 아이들에게 학교 에서 뭐 배웠니? 하고 묻지 않고 학교에서 뭘 질문했니? 하고 묻는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의 힘이 국력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생각하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학부모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지역도서관 만이라도 활성화 하고 구조적인 면에서도 어린 아이들과 젊은 부부들의 즐겨 찾는 지역명소가 되도록 하는데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여야 한다. 가치는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흡수 하도록 사회나 가정이 책을 가까이 하고 서로 건설적인 대화를 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몸소 보여 줄 때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책과 동행하는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미국대학에 유학할 때 우리나라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토론식 수업이다. 우리는 이런 토론수업에서 두 가지 두려움이 있다. 내 생각이 선생님과 다르면 어떡하지 와 동료들에게도 창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 생각을 자신 있게 표출하기 보다는 적당히 분위기 살피다 적정한 선에서 자기 차례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생각이 없다는 편이 맞으리라. 우리의 속담처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것처럼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해가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이러다 보니 생각하기 보다는 정답만 알면 된다는 식의 교육이 정착되는 것이다. 답이 하나가 아닌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의 미래가 걱정된다.
각종 지방선거에서 지역도서관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활성화 하겠다는 공약을 본 기억이 없다.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거든 지역도서관에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 아울러 지역도서관에 어떤 책을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편향된 일부 단체원들에 의해 점령(?) 당하지 않을 도서구입 위원회나 종사자들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 이는 우리의 미래가 어떤 것이 되는가하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지역도서관 활성화를 통해 우리국민들의 역량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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