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못 구해" 자책감 못이겨 [울산=최성일 기자] 울산소방본부가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순직한 고(故) 정희국 소방위의 유해를 21일 남구 옥동 공원묘원에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한다.
20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정 소방위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이 인정돼 2020년 5월 인사혁신처에서 위험직무순직 승인을 받았다.
이후 11월 국가보훈처는 정 소방위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했으며,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다.
이날 안장식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족, 소방공무원, 지인 등 최소 인원만 참석할 예정이다.
정 소방위는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내습 당시, '고립된 차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후배인 고 강기봉 소방교와 함께 울주군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으로 구조 출동을 했다.
두 사람은 범람한 강물에 빠져 전봇대를 붙들고 버티다가 결국 급류에 휩쓸렸다.
정 소방위는 약 2.4km를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물살에서 탈출했으나, 강 소방교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동료이자 가장 아꼈던 동생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극심한 자책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던 정 소방위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끝내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2019년 8월(당시 41세)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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