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여행 가방에 갇혔던 9살 초등생 끝내 사망

최진우 / cjw@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6-04 16:49:1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警, 계모에 아동학대치사 적용 방침 [홍성=최진우 기자] 훈육을 이유로 계모에 의해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9살 초등학생이 끝내 숨졌다.

4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9)군은 지난 1일 오후 7시25분께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3일 오후 6시30분께 다장기부전증으로 인한 심폐정지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계모 B(43)씨는 A군을 가로 50㎝·세로 70㎝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A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더 작은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 또 가방 속에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A군은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7시간 넘게 가방에 갇혀 있었다.

사건 당시 A군의 친부는 일 때문에 집에 없었고, B씨의 아이 2명이 함께 집에 있었다.

B씨는 "게임기를 고장 내고도 거짓말해 훈육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즈음 A군은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이때 역시 학대 정황이 발견돼 B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B씨는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는 취지로 범행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이 숨짐에 따라 전날 구속한 B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할 방침이다.

A군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도 의뢰했다. 부검은 5일로 예정됐다.

경찰은 친부가 B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관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진우 최진우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