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의 멸종위기, 원인은 질소과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12 17: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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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림의 절멸위기는 환경오염의 산물인 질소 과다 때문.
환경당국은 질소중립화를 달성해 산림생태계 건강성 보전의 의무와 책임 다하라

▲ 임학박사 정남철
구상나무(Abies koreana; Korean fir)는 학명과 영명에도 한국(korea)이 명시 돼 있듯이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덕유산, 지리산, 무등산, 한라산의 백두대간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고산지대에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수종이다.

1920년 영국의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에 의해 한라산에서 처음 한국특산 신종으로 발표됐으며,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2세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에 구상나무(Korean Fir)를 기념식수 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산림생명자원이다.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겨울에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코리안 퍼(Korean Fir)란 이름의 구상나무로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자연유산이다.

그러나 수 만년 동안 자생지에서 아무 일 없이 살아왔던 구상나무가 최근 50년 사이 서식지 절멸 위기에 처해있다. 갑자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그 대답으로 일반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보다는, 구상나무 서식지에서의 질소 과다가 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908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할 수 있는 하버-보쉬법으로 질소비료를 발명해 농업 생산성이 크게 증가했다.

산업의 발달과 자동차의 보급이 이뤄지면서 최근 100년간 온실가스[이산화탄소(CO2), 아산화질소(N2O), 메탄(CH4)]가 대기 중으로 대량 방출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60년간의 일이다.

산림은 그 중 이산화탄소를 바이오매스로 저장해 탄소중립화를 이루는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화학 질소비료의 탈질작용으로 생성된 아산화질소(N2O), 질소(N2)와 자동차‧공장 매연, 난방용 연료에서 방출되는 질소산화물(NO×)로 인해 우리 산림의 소중한 고유수종이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필자는 여기서 구상나무 절멸위기와 질소과다의 관계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 및 대안들을 소개해 본다.

산림에서는 질소성분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빗물과 대기로부터 강하된 질소가 비료로써 작용해 식물의 성장을 돕는다. 또한 토양으로부터 질소, 인산, 미네랄을 흡수해 식물에 전달하는 공생균근균의 균사 생장 또한 증가시킨다. 그러나 고농도의 질소가 지속적으로 산림에 유입될 경우, 오히려 토양과 식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다른 영양염류가 제한 요인으로 작용해 결국에는 산림의 쇠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질소포화(nitrogen saturation)’가설이 제시됐다(Skeffington and Wilson 1988; Aber et al. 1989). 이 가설에 의하면, 자연적으로 대기로부터 유입된 질소는 초기에는 저농도로 토양에 유입되기 때문에 식물, 공생균근균, 분해미생물에게 흡수돼, 그 성장을 도와 식물과 공생균근균의 바이오매스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년 20kgN/ha/yr이상(초기단계)~40kgN/ha/yr이하(만성단계)가 장기간에 걸쳐 축적되는 질소포화 상태에서 특히, 잉여 암모니아의 경우는 질산화 과정(nitrification)을 거쳐 질산으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질소가스[아산화질소(N2O),산화질소(NO)]가 발생하며, 이동성이 큰 질산은 지하수나 지표수를 통해 호수나 하천과 같은 수계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토양의 산성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주요한 두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첫째는 질산화 과정 자체에서 수소이온이 발생(① NH4++O2-→ NO2-+4H++2e)해 토양 pH를 낮추게 되는 것이고, ▲둘째는 질산이 물을 따라 이동하며 칼슘(Ca2+), 마그네슘(Mg2+), 칼륨(K+)과 같은 이온들을 함께 이동시키며 토양 내의 염기성 양이온 농도를 감소시켜(② NO2-+H2O-→NO3-+2H+) 토양 pH를 낮추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토양의 무기물질에 강력하게 흡착돼 있던 알루미늄(Al3+)같은 독성이온 역시 유동화 하는 현상도 일어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식생의 입장에서는 생장에 필요한 양이온 영양소의 결핍, 독성이온의 유동화, 토양의 산성화의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생장에 제한을 받게 되므로 이는 산림쇠퇴의 결과로 이어진다.

일찍이 공업화를 겪었던 독일의 독일가문비(Picea abies)와 북미 아팔레치안 산맥 고산지대의 설탕단풍(Acer saccharum) 임분에서 구상나무와 같은 고사 증상이 나타났고, 그 원인은 빗물과 안개성 구름 속에 포함된 질소가 토양에 과잉 축적(질소포화현상) 돼 잎 내에 칼슘(Ca2+), 마그네슘(Mg2+), 칼륨(K+)을 결핍시켜 산림이 쇠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밝혀졌다(Aber et al. 1989; Horsley et al. 2000; Cape et al. 1990; Moore et al. 2000; Bernier and Brazeau 1988; Hallet et al. 2006).  빗물에 의한 질소의 강하 량은 미국 중동부, 북동부 지역에서 5~9kg/ha/yr인 것으로 보고됐다(National Atmospheric Deposition Program).

유럽에서도 5kg/ha/yr이상의 질소강하물에 노출된 지역이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EMEP).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후반 서울과 춘천의 경우 29~32kg/ha/yr(박 1999), 고원지역인 전북 진안지역에서는 39kg/ha/yr(한 등 1998)의 고농도 질소강하가 보고됐다.

2008년 서울, 강화, 이천에서의 빗물에 의한 총질소강하물(NH4+, NO3-)은 각각 35, 15, 33kg/ha/yr였다.(신 등 2008). 미국의 아팔레치안 산맥 주변의 아고산지 Balsam fir(Abies basamea) 임분에서는 빗물에 의한 질소강하물보다는 안개성 구름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부터 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에 포함된 NH4+와 NO3-가 각각 14, 50kg/ha/yr 정도씩 고산지대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Baumgardner et al. 2003). Balsam Fir 임분의 경우, 안개성 구름에 포함된 것은 각각 16.3, 101.5kg/hr/yr, 강우에 의한 것은 각각 4.2, 23.4kg/ha/yr 만큼 유입됐다(Lovett et al. 1982).

일반적인 한·온대림의 토양 내 질소량은 매우 부족한 상태이고(Tamm, 1991), 이러한 환경에 잘 적응한 외생균근균은 토양 내의 질소를 흡수해 식물체 뿌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Smith & Read, 1997).

질소의 과잉축적은 외생균근균의 자실체 형성과 균사 분포 및 생장을 저해 한다(Wallenda & Kottke, 1998).

산림토양 내 질소농도는 지상부와 지하부 외생균근균의 군락구조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이다(Lillescov et al. 2001, 2002). Lillescov et al.(2002)에 의하면, 알라스카 화이트가문비나무(Picea glauca) 임분의 지하부 외생균근균 군락이 질소농도에 의해 변화됐다.

질소비료((NH4)2SO4)의 공급에 의해 외생균근균 형성 률은 감소됐다(Menge et al., 1977; Tétrault et al., 1978; Arnebrant & Söderström, 1994). 12년 동안 질소비료를 총 1,200kg/ha (120kg/ha/year) 공급한 독일가문비나무 임분의 토양 내 외생균근균 균사 생산량이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지역보다 50% 감소했다.

구상나무의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는 토양간극으로 침투한 외생균근균의 균사들이 무기인산(inorganic phosphate(PO4-))과 결합된 형태로 흡수해 균사의 세포 내 액포에 저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 무기인산이 축합반응을 거쳐 폴리인산(polyphosphate)을 형성한다.

이들 폴리인산은 PO4-의 음이온 작용기가 강력하게 작용해 금속성 양이온(Mg, K, Na, Zn, Ca, Mo, Mn, B)을 흡착한다. 따라서 산림토양에서는 이러한 금속성 양이온 양분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수목의 대부분은 생장에 필요한 금속성 양이온을 외생균근균에 의해 얻는다고 할 수 있다.

식물-미생물의 공생관계는 직접적인 접촉이 일어나기 전에 서로 유인과 탐지활동을 하는데, 이러한 활동은 식물의 뿌리에서 분비되는 폴리페놀이 외생균근균 균사 생장을 촉진함으로써 이뤄진다(Lagrange, 2001).

상수리나무의 경우 묘목 세근의 표피세포와 뿌리털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이 외생균근 형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Jung and Tamai, 2012a; 2012b).

폴리페놀은 식물을 병해충과 동해로부터 막아주는 방어물질이다(Hättenschwiler and Vitousek, 2000). 폴리페놀은 전구물질인 L-phenylalanine으로부터 유래되는 생합성경로를 통해 여러가지 다양한 폴리페놀화합물(phenypropanoids, 축합탄닌, 리그닌, 플라보노이드, hydroxycinnamic acid)로 분화된다(Haukioja et al., 1998; Hättenschwiler and Vitousek, 2000).

질소비료를 사용하면 식물의 생장은 증가하지만 이러한 폴리페놀화합물의 함량은 감소한다(Haukioja et al. 1998). 사과나무에 장기간 질소시비를 할 경우 신초생장은 증가했지만 잎 속 폴리페놀의 함량은 감소했다(Laser and Treutter, 2005). 120년생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L.)임분에 4년간 질소비료를 시비했을 때, 잎의 전체 질소 농도는 증가하지만 NH4(Ammonium)는 발견되지 않았고 NO3는 65%이상 증가했다.

질소시비에 의해 Amide들이 비 시비구에 비해 2~4배 증가했지만, 폴리페놀 함량은 급격히 감소했다(Påhlsson, 1992). Solanum laciniatum의 잎 캘루스 배양 시 중간정도의 질소배지에서 증가된 폴리페놀의 농도가 고농도배지에서 1/8로 감소했다(Chandler and Dodds, 1983).

질소시비는 어린 포플러나무 잎에서 축합형 탄닌과 폴리페놀을 감소시켰다(Bryant et al. 1987). Lotus pendunculatus는 질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폴리페놀 함량이 증가하지만 질소가 증가하면 그렇지 않게 된다(Pankhurst and Jones, 1979).

Phenylalanine(tyrosine)은 리그닌, 리그난, 플라보노이드, 프로안토시안니딘으로 생합성하는 경로에서 폴리페놀의 관문역할을 한다. 관속식물은 광합성산물의 30-40%가 Phenylalanine(tyrosine)으로부터 phenylpropanoid/phenylpropanoid-acetate로 만들어진다(Floss, 1985; Dewick, 1985; Lewis and Yamamoto, 1989; Douglas et al., 1992; Davin and Lewis, 1992).

토양으로부터 과량의 질소를 흡수한 phenylalanine은 cinamic acid로 전환돼 더 이상 폴리페놀을 생성하지 않고, 단백질합성 경로로 더 많은 양이 전환 되어 잎 내에 폴리페놀 결핍이 일어난다.

그 결과 식물은 고농도의 질소로 인해 잎 내의 광합성과정에서 공생균근균을 유인하기 위해 필요한 폴리페놀을 합성하지 못하는 생리적 현상을 초래한다.

그렇게 증가된 단백질은 광합성산물인 당과 쉽게 결합해 산화가 이뤄지고, 그 결과 병해충(Laser and Treutter 2005)에 대한 방어체계와 건강한 생장을 위한 체계에 교란이 일어나 수목의 생장요인들(큐티클층, 침엽의 길이, 기공수, 침엽의 건중량, 침엽의 해면세포층 등)에 생리적 장애가 조금씩 나타나게 되고, 이런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되면서 결국 서식지에서의 멸종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실제로 쇠퇴해 가는 수목을 살펴보면 잎 큐티클 층의 wax성분이 감소하고(Prugel et al 1994), 엽조직 내 동해를 방지하는 물질인 폴리페놀(Kami et al. 2008)함량이 감소했다.

필자는 구상나무가 서식지에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은 고산지대에 빈번한 안개성 구름과 빗물에 포함된 고농도의 질소강하물(NH4+과 NO3-)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약하자면 저지대에서 사용된 농업용 질소비료의 탈질작용으로 생성되는 아산화질소(N2O), 질소(N2)와 자동차‧공장 매연, 난방용 연료로부터 방출되는 질소산화물(NO×)이 수증기와 함께 대기로 휘산 된다.

이들은 고산지대로 이동하며 안개성 구름으로 생성되고 그에 포함된 질소강하물( NH4+과 NO3-)에 의해 잎 조직 내에 과잉 축적된 질소는 광합성과정에서 생성된 탄소원을 수목생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의 생성이 아닌 단백질의 생성에 사용되게 한다. 폴리페놀이 결핍되면 금속성 양이온 미량원소(Mg, Ca, K, Zn, Na 등)를 토양에서 흡수해 식물체에 전달하는 공생균근균을 유인하거나 균사 생장을 촉진하는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서 잎 조직 내 칼슘과 마그네슘의 결핍으로 엽록소합성이 저해돼 잎의 크기가 작아지고 황화현상이 일어나며 수관 층의 잎 바이오매스 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하며, 큐티클 층이 얇아지고 동해방지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감소해 신엽의 동사가 반복되는 과정을 겪어 고사하게 된다.

우리나라 고유 고산수종인 구상나무림이 멸종위기를 극복하고 서식지에서 영존하기 위해서는 환경당국의 질소중립화만이 최선이지만, 질소중립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산림청과 환경부 당사자들은 다음과 같은 서식지 생리·생태적 관리체계 확립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

1) 구상나무 서식지 외생균근균의 생장촉진을 위한 구상나무외 하층식생을 제거하고, 2) 매년 쌓이는 토양 낙엽층을 제거해 질소무기화와 저장을 감소시키고, 3) 질소가 포함돼 있지 않은 신선한 알칼리성 토양을 복토해 영양염류를 공급하고, 4) 칼슘, 마그네슘, 칼륨이 함유된 석회고토를 시비해 산도를 조절과 광합성을 위한 엽록소 합성을 촉진시키고, 세포벽과 큐티클 층을 튼튼히 하고, 5) 안개성 구름과 강우에 포함된 질소를 포집하기 위한 제오라이트 처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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