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에게는 빼다 박은 듯 닮은 구석이 있다.
바로 “당(黨)보다 내가 우선”이라는 고약한 심보다,
그로 인해 국민의힘은 손쉽게 이길 수 있는 대선에서 힘겨운 박빙의 승부를 펼쳐야 했고,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의 쓴맛을 봐야만 했다.
그런데도 두 사람 모두 반성하기는커녕, 되레 자신들이 선거에서 큰 역할을 했다며 큰소리를 치는 것까지 쌍둥이처럼 닮았다. 특히 탐해서는 안 될 당권을 탐하는 것은 마치 한 몸처럼 닮은꼴이다.
먼저 이준석 대표의 추악한 행태부터 살펴보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 전체회의를 열어 이준석 대표의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낸 만큼 징계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1년 남긴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백척간두의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이 아닌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지난 4월 징계절차가 개시된 상태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이 불거진 후 김 정무실장을 통해 성 접대 제공자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하고, 7억원의 투자 약속 각서를 쓰게 하는 등의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가 쟁점이다. 물론 김 정무실장은 이 대표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윤리위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게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준석 대표의 측근인 한기호 사무총장이 중간에서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이 대표 본인도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오는 23일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옥중 조사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수백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을 확정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으로, 2013년 대전 유성구에서 이 대표에게 성 접대를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제야 시작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3번의 재판까지 모두 끝나려면 이 대표의 임기를 마치고도 한 참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사실상 당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심보다.
그로 인해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혐의가 때때로 언론을 장식하게 될 것이고 집권당의 위상은 추락할 게 빤하다. 당이야 어찌 되든 당권이 우선이라는 그의 천박한 인식이 역겨울 따름이다.
민주당의 이재명 의원도 당권을 향한 욕심에선 이준석 대표 못지않다.
대선과 지선 패배 이후 당내에선 이재명 책임론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당내 여러 의원모임에선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며 불출마요구가 잇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당권에 눈이 먼 그는 그런 요구들을 일축하면서 당권 장악을 위해 “당직은 당원에게”라며 당 지도부를 뽑는 8월 전당대회 규칙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늘리자는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친명계 정치인들의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지원하면서 자신의 당권 행보에도 시동을 건 것이다.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선거에서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 비율을 반영한다. 친명계 의원들은 주요 지지기반인 권리당원·일반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자고 주장한다. 일부 대의원의 지지를 받는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은 갑작스러운 규칙 변경에 반대한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자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재명 의원이 지난 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연 사인회에서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며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그게 큰 원칙”이라고 밝힌 것.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막판 저울질 중인 가운데 당내 친명계 의원이 다수인 ‘처럼회’에서 김남국·김용민 의원 등이 대거 최고위원 자리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단순히 자신이 당 대표가 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최고위원들마저 친명계가 장악하는 명실상부한 ‘이재명 당’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 의원을 향해 검찰 수사 방어를 위해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조국사태 2’가 재연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로 인해 민주당은 차기 총선에서 ‘꼬마정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준석 대표와 이재명 의원의 당권 욕심이 소속 정당을 벼랑 끝으로 밀어 넣는 셈이다. 나밖에 모르는 이들의 행위가 역겹기 그지없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