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김오수-노정희 자격 없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3-20 1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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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오수 검찰총장,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모두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동안 직분을 성실히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데 이제야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버티기에 들어간 그들의 모습이 역겹기 그지없다.


민주당 내에선 윤호중 비대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처음엔 개별 의원 수준 차원의 문제 제기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파장은 커졌다. 초선 모임인 ‘더민초’,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의원들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가 하면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전과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제대로 추진할 인사가 당을 이끌어야 하는데, 윤호중 비대위가 과연 제대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송영길 등 당 지도부가 모두 물러난 마당에 대선 패배의 책임 있는 사람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게 맞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하지만 윤호중 위원장은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18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당이 부여한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다.


사실 그는 원래부터 검찰총장이 되어선 안 될 사람이었다.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감사원의 감사위원 자격조차 안 돼 임명 제청을 거부당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그보다 높은 검찰총장에 앉힌 것부터가 잘못이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의 수장이 되기엔 너무나 무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검찰은 대장동 압수수색 당시 중요한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안 하고 있다가 여론에 밀려 뒤늦게 압수 수색해 증거인멸의 충분한 시간을 주었는가 하면, 유동규 씨가 핸드폰을 길에 던졌다는데 찾지도 못했고, 나중에는 휴대폰을 던지지 않았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나중에 경찰이 찾았으니 망정이지 경찰이 찾지 못했으면 어쩔 뻔했는가.


어디 그뿐인가.


성남시청의 경우에는 성남 풋볼클럽의 후원금이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차장검사가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으나 성남지청장이 그걸 거부했다. 그 검찰을 지휘하는 사람이 검찰총장 김오수다.


따라서 책임지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옳다.


하지만 그는 지난 16일 대변인실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라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동안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함에도 이제부터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건 뭔가.


이런 모습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정희 위원장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


노정희 위원장이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부실관리 책임을 물어 담당 실·국장을 교체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부하 직원들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 선관위는 18일 내부망에 올린 ‘신속한 조직 안정화와 지방선거 완벽 관리를 위한 조치’란 제목의 공지 글에서 “선거 주무부처 주요 보직인 선거정책실장·선거국장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대선 사전투표에서 확진·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소쿠리에 담거나,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부되는 혼란이 벌어진 데 따른 책임을 담당 실·국장에게 물은 것이다. 그러자 선관위 내부에선 “최고 책임자인 노정희 선관위원장이 적반하장 식으로 실무자 잘못을 따져 묻는 격”이라는 반발이 제기됐다.


앞서 전국 선관위 상임위원단과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성명을 내고 노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 위원장은 선관위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더 잘하겠다”라면서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그 직후 선관위가 실무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한 것이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이나 김오수 검찰총장,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순간 조직의 리더 자격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도자는 자신의 행적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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