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를 위해서라도 이준석은 물러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7-03 1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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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오는 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추세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올 정도다.


그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마저 동반하락하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의 뻔뻔함이 빚은 참사다.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상당히 추악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까지 대전 유성구에서 두 차례의 성 상납을 포함해 2016년까지 20회 이상의 접대를 이 대표에게 제공했다는 김상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김 대표가 구체적인 정황과 접대 여성 신상까지 진술했다”라며 범죄 사실이 특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그의 핵심 측근으로 성 상납 증거인멸 혐의가 있는 김철근 정무실장은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성 상납’ 의혹뿐만 아니라 ‘은폐’ 문제도 본격 수사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민심이 돌아섰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찬성한다는 의견이 과반에 달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에 '찬성한다'라는 응답이 53.8%에 달했다. 반면 '징계 자체에 반대한다'라는 응답은 고작 17.7%에 그쳤다.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은 25.6%,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 유보층은 2.9%다. (이 조사는 ARS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를 지켜주던 인사들도 하나둘 그의 곁을 떠나고 있다.


급기야 당 대표 비서실장이었던 박성민 의원마저 전격 사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쯤 되면, 당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고 물러나는 게 도리다. 상식이 있는 대표라면 당연히 그런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마중 나가 "너무 성과가 좋았다"라고 극찬하는 것으로 윤 대통령에게 살려달라는 몸짓을 보였으나 윤 대통령은 “아이고, 우리 대표님도 오셨네”라며 딱 '3초'만 시선을 주고 냉정하게 돌아섰다.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으로서 추악한 혐의가 있는 당 대표와 단 1초라도 함께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악하고 깜찍한 이준석', '철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강하게 비판했고, “진짜 정치를 알면 이 시그널에는 자진 사퇴 필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하는 '짓'을 보니 제가 겪었던 '여의도 정치인' 중에 가장 낡고 더러운 '구태'였다‘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혀 물러날 태세가 아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달린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 대표는 윤리위원회 해체 권한도 있다"라며 ‘윤리위 해체’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어디 그뿐인가.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보면,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다.


실제로 이 대표는 "제가 역할을 맡으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라며 "지난 대선 때 (윤 후보 지지율이 급강하했을 때도) 제가 '60일이면 된다'고 그랬고, 20~30일 안에 해결했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징계하지 않고 20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참으로 가관이다.


대선 때 상승세를 타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이준석 대표가 의도적으로 윤 후보와 갈등을 빚는 등 두 번의 가출이 빚어낸 참사였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로 인해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임에도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던 사실을 벌써 잊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추하게 버티지 말고 깨끗하게 물러나시라. 다시는 정치권을 기웃거리지도 마시라.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 특히 미래세대인 청년 정치인들을 위해서라도 ‘추악한 청년’ 이준석은 여의도 정치판에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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