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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당내 '86(80년대생·60년대 학번)그룹'을 겨냥해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당 선대위 합동 회의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박 위원장은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하겠다.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지지를 부탁한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젊은 당 대표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치부하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팽배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당내 주류 정치인들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면서 쇄신 요구의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26세 젊은 정치 초년생 대표의 이 당당함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위원장은 그냥 더러운 흙 속에 묻힌 진주일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박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불리하니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라며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따로 논의는 없었다. 금시초문"이라고 박 위원장의 돌출행동으로 치부해버렸다.
당 원내대표가 이처럼 박 위원장을 ‘굴러들어온 돌’, 혹은 ‘얼굴마담’쯤으로 치부하는 데 그가 무슨 힘으로 당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겠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그는 사실상 ‘식물 대표’로 전락했다. 당 지도부는 물론 당내 의원들도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건 민주당 주인인 당원들마저 그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박지현 제발 나가라", "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자꾸 내부의 문제를 키우냐"라며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를 향해 "내부 분란을 일으키는 박 위원장을 징계하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비판의 강도가 더욱 거세다.
이들은 "박지현을 실드 친(옹호해준) 내가 너무 부끄럽다", "요즘은 김건희보다 박지현 얼굴이 더 보기 싫다"라며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최강욱 의원,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등 여러 내부 악재가 발생하면서 박 위원장이 전면 조사와 함께 민주당의 쇄신을 밝히자 민주당 2030 여성 당원들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 위원장의 사과와 함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런 처지의 박지현 위원장을 보면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반성하기는커녕, 되레 국민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거대 정당의 힘을 앞세워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인 파렴치한 집단이다. 게다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한 합의를 깨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몰염치한 태도까지 서슴지 않는 집단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숙해야 할 이재명과 송영길은 뻔뻔하게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서울시장 선거에 명분 없이 뛰어들기도 했다.
반성의 기미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그런 집단에서 박지현 위원장이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 요한처럼 ‘나 홀로 쇄신’을 주장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실제로 아직은 민주당의 귀가 닫혀 있는 만큼 6.1지방선거에서의 패배는 불 보듯 빤하다.
민주당은 애초 호남 3곳과 제주, 세종은 ‘떼놓은 당상’으로 알고 경기도와 충남에서 승리해 7곳은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았으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호남 3곳과 제주 등 4곳을 제외하면 모두 어려운 상태다. 민주당 참패가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이다.
그렇게 박 위원장의 고독한 외침은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박 위원장의 외침이 언젠가는 거대한 메아리가 되어 민주당의 변화를 끌어내고 나아가 정치권의 전체 변화를 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메아리 없는 박지현 위원장의 당당함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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