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대표’ 이준석의 선택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1-06 11: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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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고립무원 상태에 놓인 이준석 대표가 이제는 ‘식물 대표’ 자리마저 지키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일 내부총질을 이어가는 이준석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결의한 탓이다.


이는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로 자업자득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비공개회의에서 박수로 이 대표 퇴진요구안을 사실상 추인했다. 당 혼란상이 이어지고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이준석 책임론'이 제기된 상황에 따른 비상조치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오늘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의총인데 당 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 없다"라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어 발언자로 나선 태영호 의원은 이 대표 탄핵 추진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으나 결국 박수로 퇴진요구안을 추인한 것. 사실상 만장일치로 이 대표 퇴진을 결의한 셈이다.


사실 이 대표 사퇴요구는 지난 4일 재선 의원들이 가진 회의에서 이미 결의된 내용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재선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내부적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대표를 지지했던 초선 의원들도 지난 5일 “대선 승리에 방해되는 그 어떤 언행도 당내에 결코 없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이 대표를 향해 경고를 날린 바 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변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를 깎아내리며 “연습문제를 냈는데 거부당했다”라고 말하는 등 여전히 윤 후보를 아랫사람 취급하는 언동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대표에서 물러날 뜻이 없을 거듭 밝혔다.


실제 이 대표는 한 방송에서 "(자진 사퇴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직은 제가 임명하는 것이고 당 대표의 거취는 당 대표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당을 위해 그렇게(최고위원직 사퇴) 판단하는 분이 있다면 존중하고 결원은 채우도록 하겠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6일에도 권영세 사무총장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의 최고위 상정을 거부하는 등 또 ‘몽니’를 부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된 비공개 최고위에서 임명안 상정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전날 이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 측에 ▲지하철 출근 인사 ▲젠더·게임 특별위원회 구성 ▲플랫폼 노동 체험 등 세 가지 연습문제를 제안했지만,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에게 이를 거절당한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윤 후보는 당헌 당규에 규정된 ‘당무 우선권’을 발동해 임명을 강행했다.


앞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달 3일 '울산 담판'에서 당무 우선권과 관련, 후보가 선거에 있어 필요한 사무에 관해 당 대표에게 요청하고, 당 대표는 후보의 의사를 존중해 따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준석 대표의 말처럼 당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당 대표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미 우군들마저 모두 등을 돌린 상태에서 그는 ‘나 홀로’ 대표 노릇을 하게 될 것이고, 사실상 ‘식물 대표’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추인된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식물 대표’에서 이제는 정치적으로 ‘사망선고’까지 받는 비참한 지경까지 내몰린 셈이다.


이제 선택은 이 대표에의 결단에 달려 있다.


비록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망선고를 받은 ‘식물 대표’ 일지라도 법적 대표 자리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어서 쓸 수 있는 돈이 있다.


그 돈맛에 길들어진 탓에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고 버티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정치적으로 고립되어 정치적으로 재기의 기회를 영원히 박탈당할 수도 있다.


차라리 자신의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해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그나마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일지 모른다.


사실 자신의 선거조차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낙선 3수생’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꾀주머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였다. 그걸 본인만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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