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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준석 징계의 틈을 노리고 당권을 향해 잽싸게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준석 대표를 가까이하지 말라'고 조언했던 신평 변호사는 권성동 대행이 차기 당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해 "보수진영 전체에 대단히 위험한, 어쩌면 다시 보수 궤멸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는지 조언을 구하는 전화를 받고 “그놈은 절대 잉가이(인간이) 안 됩니다!”라고 단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신 변호사가 권성동 대행의 당권을 향한 행보에 대해 “꿈 깨라”고 일격을 가한 것이다.
대체 권성동 대행의 어떤 행보가 문제인가.
국민의힘 시간표를 자신에게 맞추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는 중앙당 윤리위원회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주도한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상황을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로 유권해석하고는 곧바로 ‘권성동 직무대행체제’를 선언해버렸다.
그리고는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 회동에서 당헌-당규 때문에 자신이 직무대행을 맡는 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윤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당에서 알아서 하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해야만 했다. 그는 이를 무기로 그다음 날 열린 11일 의총에서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 추인을 받아냈다.
집권 여당이 직무대행과 원내대표라는 막강한 권한을 손아귀에 거머쥔 ‘원톱 권성동’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낸 셈이다.
이에 따라 이준석이 대표직을 사퇴하거나 윤리위가 이준석을 추가 징계하지 않는 한 권성동 대행체제는 내년 6월까지 갈 수밖에 없다. 권성동이 내년 4월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고 2개월 후에 열리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권성동이 이준석 징계를 바라지 않았던 것 역시 이런 시간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준석의 성 상납 의혹에 따른 증거인멸 교사혐의에 대한 징계절차 진행 상황을 묻자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문제여서 전혀 모르고 있고, 사생활 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라고 밝혔다.
성 상납 의혹 한 방에 정치적으로 훅 갈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이 대표로서는 '감읍(感泣: 감격하여 목메어 욺)'하고도 남을 구원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셈이다.
이 외에도 권성동은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두명의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이준석을 손을 들어주는 등 ‘이준석-권성동 연대설’이 흘러나올 만큼 일치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두 자신의 시간표에 맞추기 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치 전략통’으로 불리는 시사평론가 윤석규 씨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통 밉상은 똘똘하지만 영악해서 그리되는 경우가 많고, 모질이는 악의는 없지만, 앞뒤 분간 못 해 주위에 폐를 끼쳐 그리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밉상이며 동시에 모질이가 되기는 어렵다. 권성동이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라고 꼬집었다.
신평 변호사의 비판은 더 직설적이다.
앞서 신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권성동 의원은 차기 당대표직을 꿈꾸고 열심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시중의 소문을 전한 후 권성동에게 대표 꿈을 버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 변호사는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권성동이 꼴찌를 기록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런 상황에 굳이 당 대표가 되려고 한다는 건 윤 대통령의 힘을 빌리겠다는 뜻으로 그렇지 않아도 버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힘을 극도로 소진할 뿐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신 변호사의 지적에 공감한다. 사실 권성동은 당 대표 직무대행은 고사하고 원내대표 자격도 없는 자다.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합의해놓고 그걸 자랑하다가 백지화할 때 원내대표 자리를 내려놓았어야 했다. 당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탐욕이 그득한 그는 원내대표를 움켜쥐고 그것도 모자라 당권까지 탐하고 있으니 문제다.
하지만 그의 꿈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당원이 그런 욕심을 채워줄 정도로 어리석지 않은 까닭이다. 지지율 꼴찌를 기록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그의 미래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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