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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위한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한다.
지난 11일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이태원 참사 범국민 서명운동’을 공표한 데 이어 광역시도당 차원에서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며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것.
실제로 민주당 서울시당은 12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이태원 국정조사, 특검 추진 서울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었고, 14일에는 광주시당·인천시당·경남도당, 15일엔 강원도당·대전시당, 16일엔 제주도당·부산시당, 17일엔 전남도당·충북도당·충남도당 등에서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이 예정돼 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민주당의 현재 의석은 169석으로 이미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 9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여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24일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의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럴 힘이 민주당에 있다. 그렇게 하면 된다.
국민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였던 민주당이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
그렇듯 마음만 먹으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그 이상도 밀어붙일 힘을 지닌 민주당이 국회를 박차고 거리로 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연일 터져 나오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쏠린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한마디로 ‘서명운동’이라는 가면을 쓰고 사실상 ‘이재명 구하기’에 나섰다는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당원 수만 따져도 12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서명 인원이 100만 명에 이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서명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온라인으로만 벌써 23만 명 이상 참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막장 길거리 정치’를 통해 민주당이 얻을 이익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핼러윈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라도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검찰 수사의 칼끝을 피하고 싶겠지만,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주당이 그런 대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늪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재명 대표는 ‘핼러윈 참사’를 자신의 탈출구로 생각하는지 몰라도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
민주당의 ‘핼러윈 참사’ 총공세에도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소폭 반등하는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국정 지지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p 이상 크게 빠졌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대장동 검은돈이 이재명 대표 최측근에 유입됐다면, 김용, 정진상은 정거장이고 검은돈의 정착지는 대장동 ‘그분’인 게 분명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그분’이 누구인지만 밝히면 되는 일이다.
이재명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700억 주인은 유동규 단 한 명”이라는 김의겸 대변인의 논평을 공유하는 것으로 ‘그분=유동규’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지만, 이에 동의하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이미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두 사건의 경우 정책 판단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지만, 부패 범죄는 정치인에겐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이 대표는 자신의 핵심 측근들이 부패 사건에 연루된 것만으로도 정치적 내상이 커질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김용 부원장 및 정진상 실장은 이 대표와 관계가 특별하다.
두 사람과는 성남시장 때부터 정치적 동지로 함께 활동해 온 터라, 이 대표도 이들을 '최측근'으로 인정해 왔다.
게다가 대장동 ‘그분’이 대북 송금 스캔들의 핵심이라는 의혹까지 나온 상황이다. 아무리 법망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잘 아는 변호사 출신이라고 해도 이런 상황에선 쉽지 않다. 이러다 이재명 대표가 부패 혐의로 기소되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 그를 결사옹위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나중에 국민에게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다음 총선에서 무슨 낯으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요구하겠는가.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재명 대표와 분리 선언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당이 이재명 대표의 방탄막이 노릇을 계속한다면 희망이 없다.
마지막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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