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의정부, 언제까지 희생양이 되어야 할까?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0-17 11: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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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 본보 편집위원



의정부시가 그렇게 만만한가? 의정부시는 언제까지 정부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의정부시는 국가안보의 이유로 60년 넘게 미군 부대가 주둔함으로써 의정부시민은 많은 희생을 강요받고 살아왔다. 미해결된 부분이 있지만 미군이 떠난 지금도 여전히 문화적으로 낙후된 군사도시라는 낙인으로 시민들은 고통을 받아오고 있다. 이제 의정부시는 군사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도약을 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의정부시에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꺼려하는 교정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의정부 교도소, 그리고 이번 성폭행범 김근식 입소로 인해 알려지게 된 의정부시 소재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생활관 등이 그러하다.

법무부의 발상이 참으로 한심하다. 탁상행정의 문제가 비로소 드러나는 부분이다. 즉, 김근식이 입소하려고 했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를 중심으로 160m내 영아원과 아동일시보호소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경민 중ㆍ고, 경기북부과학고 등 초ㆍ중고등학교 6개소가 자리잡고 있어 학생들을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법무부의 의정부에 대한 얕은 생각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시민행동의 하나인 시민횃불(상징적 단어임)로 이어졌다. 다행히도 출소 하루 전에 재구속이 결정되었지만 이는 철저히 시민행동의 승리이지, 법무부와 국회의원의 승리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깊은 반성과 앞으로의 문제해결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 Maslow에 따르자면 성(性)에 대한 욕구는 생리적 욕구의 하나로 매우 저차원의 욕구로 보고 있다. 저차원의 욕구는 결핍 욕구로서 언제든지 결핍(need)되어 있으면 이를 충족시키려고 한다. need라는 영어단어는 결핍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즉, 언제든지 필요하면 성행위를 하겠다는 생물학적 욕구이다.

성폭행은 왜곡된 성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교육과 관련된 인문학적 교양을 위한 시민교육이 필요하다. 인문학적 차원에서 성폭력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Kant의 명언이 눈길을 끈다. 칸트는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즉, 모든 인간은 타인의 목적을 위한 도구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 스스로가 목적이지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그 어떤 인간도 타인을 자기 목적을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폭력이 그러한 것이다. 김근식은 자신의 성 욕구 결핍 해소를 미성년자에게 찾았다. 즉, 미성년자는 자신의 성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수단(도구)으로 삼았기 때문에 김근식은 미성년자의 인격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름다운 성에 대한 인식을 지녀야 한다. 그래서 김근식은 동물이나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에 대한 인격 존중없이 자신만의 생리적 욕구 충족을 위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동물들이 그런 것처럼... 그래서 인간으로서 인간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 '금수(禽獸)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표현을 쓴다. 공자의 명목론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를 살펴보면 광의적으로 해석해보면 인간은 인간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면 동물이나 다를 바 없다.

아름다운 성이란 무엇인가? 성(性)이라는 단어를 파자해보면 '마음(忄=心)과 생김(生)'으로서 서로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心)이 생겨야(生) 한다는 것이다. 한쪽만 사랑하고 싶은 생각으로 상대방을 수단으로만 생각한 행위이며, 상대방의 성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무시한 행위로 이를 성폭행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름다운 성이란 쌍방이 서로 사랑하고 싶은 생각을 가질 때 성에 대한 자기자신의 목적이 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된다.

지금 우리는 왜곡되고 변태적인 SNS, 영화 등으로 성에 대한 자기 결정력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노출되어 있다. 가장 근본적(basic)인 문제해결은 아름답지 못한 성에 대한 인식을 교정하기 위한 자정 노력이다. 이를 토대(basic)로 문제해결방법을 도출할 수 있다.

이제 의정부는 그 지긋지긋한 군사도시의 옷을 벗고 문화도시로 도약하고자 하는 기로에 서있다. 그간 의정부는 국가발전의 수단(도구)이 되어 왔다. 또다시 의정부시에 김근식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 역시 저 밑의 근본(basic)으로 돌아가서 가까운 미래에 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 국회의원, 시장은 정치적이고 정무적 감각을 발휘할 때이다. 우리 삶에서 정치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시민들은 정치를 혐오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대통령도 정치인이고 장관들도 정치인이고 도지사와 시장도 역시 정당 공천을 받은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임시 방편적으로 해결된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인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문제 재발을 위한 대책 마련을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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