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이중성“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23 1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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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성희롱성 발언 논란으로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이 의결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죄질이 나쁘고 상당히 악질적"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최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발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실수할 수 있지만, 실수했으면 사과를 해야 하는데 팩트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심지어 그는 "최 의원이 하는 거짓말들을 공유하고 거들면서 대중을 속이려는 (민주당) 바깥의 김어준, 황교익 등 인플루언서와 당내 사람들에 대한 처벌도 따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을 속일 수 있다고 믿는 아주 어리석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민주당을 망쳐왔다"라고 쏘아붙였다.


진중권 전 교수의 이 같은 인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 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 당 중앙윤리위에서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다음 총선에서 암울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진 전 교수는 22일 같은 방송에서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게 되면 2030들은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대거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윤리위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만 징계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분(김철근)의 태세가 ‘내가 안고 가겠다’라는 태세다. 이분이 딱 입을 닫아버리면 이분하고 이준석 대표 사이의 연결고리는 논리적으로 끊어진다”라고 주장했다.


명백한 팩트를 부정하는 최강욱 의원에 대해선 "죄질이 나쁘고 상당히 악질적"이라면서 이준석 대표가 팩트를 부정하는 것에 대해선 “김철근이 안고 가면 그만”이라는 식의 진중권 전 교수의 인식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특히 최강욱 의원의 거짓말을 공유하고 대중을 속이려는 김어준 씨 등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이준석을 옹호하기 위해 거짓으로 ‘당권 경쟁’ 프레임을 만들고, ‘세대 갈등’ 프레임을 만드는 자들에 대한 비판은 전무(全無)하다.


지금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비위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해 7월 7일에 이 대표의 소명을 청취한 후 심의·의결하기로 하자 당내 친석계(친 이준석계) 인사들이 일제히 윤리위원회를 비난하며 ‘이준석 일병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최강욱 의원 구하기에 나선 김어준 씨나 황교익 씨 못지않다.


실제로 이준석 측 인사인 김용태 최고위원은 2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권 경쟁을 두고 어떤 세력들이 윤리위를 흔드는 것 아니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라며 노골적으로 ‘당권 경쟁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하태경 의원도 “윤리위가 대표 망신주기 정치를 하고 있다”라며 윤리위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그는 이 대표의 윤리위 회부가 국민의힘 지지층 간의 세대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세대 갈등 프레임’을 작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절차는 당권 경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세대 갈등의 문제도 아니다. 단지 이 대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심의하고 그 행위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준석 ‘결사옹위’에 나선 자들은 “상식적인 윤리위라면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보고 난 뒤에 판단해야 한다. 모호한 기준으로 윤리위를 개최해서 정치적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사법부의 판단이 나온 후에 윤리위가 그걸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리위 징계는 사법부 판단이 나오기 전에 하는 게 상식이다. 이준석 대표도 예전에 부동산 전수 결과에 대해 사법부 판단이 나오기 전에 대상자들에게 집단 탈당을 권유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문제에 대해선 ‘사법부 판단 우선’이라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그 날카로운 비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신평 변호사의 지적처럼 국민의힘은 이 대표 식의 치졸하고 근시안적이며 정치공학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역사 앞에 떳떳이 서서 공정의 기치를 뚜렷이 내걸며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힘에 장래가 보장될 것이다. 한마디로 윤리위는 정치적 고려나, 일부 지지층 이탈과 같은 문제와 결부하지 말고 당당하게 당 대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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