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해임건의안, 장난하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9-29 12: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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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순방외교를 ‘외교 참사’로 규정하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참으로 가관이다. 박진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에 동의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뤄진 약식 회견에서 민주당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예고한 것에 대한 질문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 가진 분"이라고 평가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전날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도 "박 장관이 해임건의를 받아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의 이런 평가에는 필자 역시 동의한다.


실제로 박 장관은 취임 5개월도 안 되어 많은 외교적 성과를 남겼다.


우선 한미 수교 140년 동안 불과 수차례밖에 없었던 미국 대통령의 선(先) 방한을 이뤄냈고, 문재인 정부 때 실추된 한미 정상 간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엄지척’하며 “당신을 신뢰한다(I trust you)”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진 장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한·미 연합훈련의 정상화를 이루어 냈다.


이 훈련은 안보적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방언훈련인데도 문재인 정권에선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를 바로잡은 것 역시 박진 장관이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방언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하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비정상적인 상태로 운영되는 성주 사드(THAAD) 기지도 정상화에 들어가고 북한에 도발에 한미가 즉각적이고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재가동시켜 미 항공모함의 부산항 입항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외교 참사’라며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민주당이 규정하는 ‘외교 참사’가 맞기나 한 것일까?


아니다. 단지 윤석열 정부를 흔들어대기 위한 ‘발목잡기’일 뿐이다.


민주당 주장대로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가 ‘외교 참사’라면 상대국으로부터 외교채널을 통해 강한 항의나 제재가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순방외교에 대한 문제는 오직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을 뿐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국가는 없다.


오히려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신임 외무장관은 박진 장관과 전략대화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에 사의를 표했다.


클리버리 장관은 전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에서 그처럼 고위급 사절이 런던에 와주신 것은 우리에게 아주 큰 의미"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1999년 방한했던 것은 여왕 생전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장관은 전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전략대화에서 ▷양국 관계 ▷실질협력 ▷한반도 등 주요 지역 정세 ▷2030 부산세계박람회 등 국제무대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야당이 떠들어내는 ‘조문 외교 참사’는 거짓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설사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한다고 해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이유가 뭘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은 법카 횡령 의혹과 같은 자잘한 의혹부터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 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비리 의혹이 있다. 이 의혹들에 대해선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검경의 수사를 받는 신세다.


측근 이화영(킨텍스 대표이사) 전 경기도 평화 부지사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대북 사업 지원을 대가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


당시 대북 사업을 추진했던 경기도와 쌍방울 간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검찰의 칼날이 해당 시기 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 향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성열 정부의 유능한 장관 하나를 때리는 것으로 국민의 시선을 이재명 사법리스크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라면 아서라.


많고 많은 장관 중에서 하필이면 외교적으로 ‘유능한 장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박진 장관을 선택한 것부터가 패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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