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의 ‘윤당연대’가 옳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27 12: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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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만 무려 1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모두 후보 등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이런저런 이유로 투표권을 가진 당원들로부터 배척되거나 이른바 ‘윤심(尹心)’으로부터 멀어진 후보들이 수두룩한 까닭이다.


일단 유승민은 당원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상태다. 경쟁력 없는 사람이라는 게 입증되기도 했다. 그는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직자를 선출하는 당연한 룰 개정에 자기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과대망상에 불과하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린다는 이유로 경기도지사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초선의 김은혜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것도 유승민이 유리하다는 여론조사를 50%나 반영하는 룰에서 패배한 것이다. 게다가 김은혜는 현역 의원에게 주어진 ‘5% 감점’ 페널티를 받은 상태였다. 여론조사와 달리 그는 아무 경쟁력이 없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따라서 룰 개정이 자신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유승민의 주장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그렇다면, 룰개정이 특정인을 견제하기 위한 것인데 그게 유승민이 아니라면 그 대상은 누구일까?


전대룰 개정에 “골목 대장이나 친목회장 뽑는 거냐”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안철수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는 안철수를 겨냥해 "대선 주자에 나갈 분은 다음 당 대표 선거에 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집권 초기에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가 당권을 잡으면 권력의 분산으로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기 어렵다. 산적한 문제들을 개혁하기 위해서라도 대권 주자는 나중에 당권을 갖는 게 맞다. 전대룰 개정은 안철수에게 그런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나경원은 어떤가.


본인의 의중과 상관없이 이미 ‘교통정리’된 사람이다.


윤 대통령이 그를 부총리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출마하지 말라는 신호다. 그런데도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자. 기후환경대사라를 큼직한 감투를 하나 더 씌워주었다. ‘쌍감투’를 쓰고도 계속 출마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수는 없을 거다. 따라서 나경원은 직접 당권 도전에 나서기보다는 킹메이커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투톱 욕심에 ‘이준석 파동’을 키운 권성동은 어떤가.


사실 그의 출마 자체가 코미디다.


그가 윤 대통령에게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하자 대통령이 “거~ 되겠어요?”라는 한마디 말만 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소문의 진위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런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걸 보면, 국민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잘못된 합당과 공천,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 등으로 민주당을 180석 거대 정당으로 만들어준 황교안 전 대표의 출마는 아예 논할 가치조차 없다. 당을 두 번이나 말아먹을 심산이 아니라면 아서라.


그러면 남는 당권 주자는 윤상현과 김기현 조경태 3명으로 압축된다.


이들 모두 현재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어떤 계기만 주어진다면 주목받을만한 잠재력 있는 후보군이다.


그런데 김기현과 조경태는 ‘영남 터줏대감’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영남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수도권 선거가 중요한데 ‘영남 터줏대감’으로 수도권 승리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주호영 원내대표도 영남권 출신인데, 당 대표마저 영남권 출신이 당선되면 집권 여당은 ‘영남당’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필자는 윤상현을 주목한다.


그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수도권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그것도 두 번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의 간판으로 당선되는 영남권 의원들과는 다른 경쟁력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대선 다음 날,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를 방문할 때 달려가 ‘와락’ 끌어안으며 “형님,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이 윤상현이다. 그런데도 그는 경선 과정에서 ‘윤심’을 팔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26일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의미심장하다.


“이런저런 연대론이 나오는데 그건 자신 없다는 소리로 들린다. 진정한 연대는 필승의 연대인 '윤당연대'(윤상현ㆍ당원)다."


필자 역시 공감한다. 오직 당원들과 연대하겠다는 윤상현의 ‘윤당연대’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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