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40.0% vs 李 39.5%…이걸 믿으라고?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1-22 12:17:5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며 초접전 양상으로 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컨벤션 효과’가 끝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급락했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아무 이유 없이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그 수치가 너무나 비상식적이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여야 대선후보 선호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 39.5%, 윤석열 후보 40.0%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는 불과 한주 만에 7.1%p 급등했으나 윤석열 후보는 무려 5.6%p나 급락했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역시 국민의힘이 33.3%, 민주당 32.9%로 양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5.2%p 하락했고 민주당은 5.2%p 상승했다. 이에 따라 두 당의 격차는 전주 10.8%p에서 0.4%p로 급격히 좁혀졌다.(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7.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 일주일간 여야 모두 어느 한쪽에 타격을 주거나 지지율을 급반등할만한 특별한 이슈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너무나 기괴하다.


과연 이 마법과도 같은 수치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같은 날 공개된 다른 여론조사의 수치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7명을 상대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41.2%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30.3%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10.9%p로 오차범위 밖이다. 국민의힘이 여전히 두 자릿수 격차로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4.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혹시 여론조사 방식의 차이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은 아닐까?


그건 아니다. KSOI는 100%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고, 리얼미터 역시 90%는 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단지 10%만 무선전화면접으로 했다. 따라서 단순히 여론조사 방식의 차이만으로는 이런 격차가 만들어질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식의 이상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BN과 매일경제는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와 함께 15일부터 사흘간 13차 ARS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선 주자 5명이 붙었을 경우 누구를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라는 응답이 33.3%, 윤석열 후보는 47.7%로 윤 후보가 14.4%p 차로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16부터 18일까지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를 한 결과 역시 윤석열 후보 42%, 이재명 후보 31%로 윤 후보가 11%p 앞섰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그런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윤, 이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와 이 후보가 각각 36%, 35%를 얻어 그 격차가 고작 1%p에 불과했다. 너무나도 이례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들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모두 95%신뢰수준 ±3.1%p다.


이렇게 널뛰기하는 여론조사 결과 탓에 국민은 혼란하다. 그리고 여론조사 기관을 불신하게 된다. 불과 하루 차이로 두 후보의 지지율 등락에 대한 상반된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우종 경기도아트센터 사장이 여론조사업체 KSOI 상임고문을 맡았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우종 사장은 2017년 대선 때도 이 후보를 도왔고,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이후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2018년 10월 경기아트센터 사장에 임명돼 2020년 10월 연임됐다.


물론 그런 인연으로 인해 KSOI 여론조사 결과가 기괴하게 나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후보가 업체와 결탁해 여론조작을 한다는 것은 민주 국가에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킹크랩’으로 진실에 반하는 여론조작을 해왔던 전력이 있는 여권이다 보니 모든 게 의심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불신은 자업자득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