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가족 리스크’ 참담하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2-16 12:25:3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이재명 집권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제1야당 대선후보가 가족 문제로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대학>에 ‘사물의 본질을 꿰뚫은 후에 알게 된다. 알게 된 후에 뜻이 성실해진다. 성실해진 후에 마음이 바르게 된다. 마음이 바르게 된 후에 몸이 닦인다. 몸이 닦인 후에 집안이 바르게 된다. 집안이 바르게 된 후에 나라가 다스려진다. 나라가 다스려진 후에 천하가 태평해진다. 그러므로 천자로부터 일개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몸을 닦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다.’라는 본문이 있다.


여기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유래했다.


결국,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정치 지도자의 가장 기본 덕목인 그걸 잘못한 셈이다.


실제 이재명 후보는 16일 장남의 상습적인 불법 도박 사실을 인정하고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라며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체 이 후보의 아들은 어떤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의 아들 이씨가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커뮤니티에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 사이 '이기고싶다'라는 사용자 이름으로 무려 200여 개의 글을 게시했는데 해당 글에는 불법인 것으로 보이는 온·오프라인 도박 경험들이 담겼다. 심지어 서울 강남 등의 도박장에 드나들었던 후기도 수차례 남겼다. 열흘간 도박장에서 536만원을 땄다고 자랑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포커 외에도 금액 제한이 없는 불법 '파워볼' 홀짝 게임에서 500만 원을 잃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면서 자신을 '도박 중독자' '도박꾼'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한두 번 호기심에서 도박한 것이 아니라 상습적으로 도박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도의적인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형법에 따르면 도박을 한 사람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특히 상습 도박을 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도 있는 중대 범죄다.


특히 금융회사 인턴으로 근무하던 아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도박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인지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만일 부모가 도박자금을 대준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단순히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아들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명백한 범죄 사실을 집권당 대통령 후보 아들이라고 해서 수사를 받지 않는다면 그건 공정하지도 않고 국민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 문제로 고개 숙였다.


김건희 씨는 허위경력을 이력서에 쓴 사실이 드러났다. 비록 범죄행위가 아니라 하더라도 도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안민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인터뷰를 통해 “한두 건도 아니고 18건에 이르는 이력서에 허위로 기재했다”라고 주장했다.


정말 그렇게 많이 허위경력을 기재했는지는 더 살펴봐야겠으나. 단 한 번이라도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부풀렸다면 그건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허위경력으로 인해 채용되었다면, 그건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을 떨어뜨린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여야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딱히 현재 여야 후보들이 좋아서 지지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가족 리스크’까지 겹치니 얼마나 참담하겠는가.


이재명 후보의 연루설이 제기되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나 윤석열 후보의 연루설이 나오는 ‘고발 사주 의혹’ 만으로도 국민의 마음은 불편하다. 오죽하면 ‘최악(最惡)’을 피하려고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선거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 심상정 손학규 김동연 등 이른바 ‘제3의 후보’를 찍으면 ‘사표’가 될 것이 걱정되어 선뜻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없는 지금의 선거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어쩌면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도 누가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내로남불’ 정권을 교체하는 일이 먼저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