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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야당 복은 많은데 여당 복은 지지리도 없다.”
요즘 여의도 정가에 공공연하게 떠도는 말이다.
실제로 8.28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의원이 염치없이 당권 경쟁에 뛰어든 것을 보면 윤 대통령의 야당 복은 타고난 것 같다.
그가 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의 도덕성이 무너지면서 신뢰를 상실하게 될 것이고, 중도층이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그로 인해 민주당은 궤멸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그로 인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은 참패할 것이고 차기 대통령선거도 실패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은 필패할 것”이라며 "중도층 민심이 민주당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욕망과 야욕이 가득 찬 출마 선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낙연계 설훈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분열이 심화할 텐데 총선을 어떻게 치르겠느냐. 총선에 실패하게 되면 대통령선거도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이 특정인의 정당, 그리고 특정인의 사당화가 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를 해야 한다"라면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사당화의 위험성이 상당하다"라고 우려했다. 당의 분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직면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재명 의원이 구세주로 등장한 셈이다.
반면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이 되기는커녕 되레 발목만 잡는 형국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그렇다.
사실 집권당의 대표는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대행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문제다.
이준석 대표는 성 상납 의혹에 따른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가볍지 않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는커녕, 이른바 ‘청년 팔이’ 정치를 하면서 당 밖에서 여론몰이로 당을 깊은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그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지지도가 눈에 띄게 ‘뚝뚝’ 덜어지고 있다. 그의 빈자리를 꿰찬 권성동 대행은 더 한심하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자마자 재빠르게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고 ‘원톱’이 되었으나 일주일 만에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대통령실 지인 채용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으면서다. 부적절한 해명으로 성난 여론은 물론 당심에도 기름을 붓고 말았다.
당 안팎에선 벌써 ‘권성동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김기현 의원은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당에 무난하게 임시체제로 가는 것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데 바람직하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 외에도 당내에선 권 대행을 ‘저격’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권 대행이 직무대행으로 추인된 이후 당 안팎의 기류는 ‘해본다니까 일단 밀어주자’라는 것이었지만, 불과 일주일 사이에 위기를 겪으면 이제는 언제 돌아서도 이상하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권 대행은 6개월간의 직무대행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뒤 내년 4월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고 6월에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꿈을 꾸고 있었지만, 이제는 이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심지어 당원들 사이에선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권 대행이 민주당과 ‘덜컥’ 중재안에 합의해놓고 그걸 자랑까지 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합의를 번복한 전력을 들어 당 대표는 고사하고 원내대표까지 내려놓으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원톱’이 되기 위해 과욕을 부리고 있으니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속해서 동반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야당 복은 많은데 여당 복은 지지리도 없는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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