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정쟁거리 삼은 남영희가 사람이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0-30 13: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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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핼러윈 파티 등으로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압사 사고가 일어나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10시 반 현재 소방당국이 중간 집계한 인명 피해 현황에 따르면 151명이 사망했고 82명이 부상, 사상자는 233명에 달했다. 사망자 중 여성은 97명, 남성은 54명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19명이어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10대와 20대로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전날 밤부터 '이태원에 놀러 간 자녀·친구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달려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런 참담한 상황에서 이를 정쟁의 기회로 삼는 글이 SNS상에 올라왔다가 삭제되는 기막힌 일이 발생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0일 ‘이태원 압사 참사’ 원인이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급하게 내린 것,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원들에게 총력 지원과 함께 신중하게 발언해 달라고 당부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었기에 더 기막힐 따름이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우선 당국이 사고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국회와 당 차원의 요청에 무조건 협력해 달라”며 “당분간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특히 음주나 취미활동 등은 중단해 달라. 의원님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이나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하도록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남 부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다. 평소와 달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거란 예상을 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 배치를 못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졸속적으로 결정해서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다.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축제를 즐기려는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윤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며 “이상민 행정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퇴하라. 이게 나라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 부원장의 SNS에는 제1야당의 주요 당직을 맡은 인물의 부적절한 게시 글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남 부원장의 페이스북에는 "당신이 인간이냐. 글은 왜 지우느냐. 시체팔이 선동꾼", "사람이 저렇게 많이 죽었는데 사망엔 관심 없고 그저 정치적인 생각뿐. 당신 같은 XXX 때문에 나라가 발전이 없다", "아까 올린 글 제정신으로 쓴 것 맞느냐. 사람이 150명 넘게 죽거나 다쳤는데 또 정치몰이를 한다니 사람이 맞느냐" 등의 비난 댓글이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


특히 윤희숙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영희 부원장을 지목, "아무리 정치병자들이라도 좀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자"라고 쏘아붙였다.


남영희 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최근 마련한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의 소통관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아마도 당원들에게 좌표를 찍어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향해 공격하라는 신호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모양인데, 그게 되레 국민의 감정을 건드리고 말았다.


죽음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야당 정치인의 비정한 모습에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정부가 주최한 행사도 아니고, 서울시가 주최한 행사도 아니다. 그런데도 유럽을 순방 중이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참사 소식에 급히 귀국을 결정하고 공항으로 향하는 도중 김의승 행정1부시장과 통화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피해 시민의 신속한 의료기관 후송과 치료”라며 “용산 방향 교통 통제 등을 통해 응급 의료 차량의 이동 통로를 확보하고 치료가 지체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급 의료진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또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으로부터 사망자와 부상자들의 병원 이송 현황을 유선으로 보고 받은 후 후속 상황도 실시간으로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도 통화해 행정1부시장에게 지시한 현장 사고수습 내용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 사퇴부터 주장하는 남영희 부원장은 인간이 아니다. 아무리 야당이라고 해도 사람의 죽음을 정쟁거리로 삼는 짓을 해선 안 된다.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다. 남영희 부원장은 당장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정계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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