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권’으로 ‘컨벤션 효과’ 상쇄 우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1-08 13: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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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컨벤션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8일 공개된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실시한 첫 여론조사에서 ‘마의 벽’이라는 40%대를 뚫었다.


반면 ‘대장동 게이트’에 발목 잡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양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후보는 43.0%의 지지를 받았고, 이재명 후보는 31.2%에 그쳤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4.7%, 정의당 심상정 후보 3.7% 순이었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는 응답자의 47.3%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5.2%에 불과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밖인 12.1%p로 더욱 벌어졌다.


앞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기 전인 지난달 29~30일, 같은 기관 양자 대결에서 이 후보(36.5%)와 윤 후보(36.6%)는 초접전을 벌였으나, 이날 조사에서 윤 후보는 무려 10.7%p나 급등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고착화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실제 '지지 후보를 교체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계속 지지하겠다'라는 응답은 76.0%에 달했다. '바꿀 수도 있다'라는 응답은 고작 20.2%에 불과했다.


차기 대선 성격을 '정권교체'로 인식하는 응답은 53.6%, '정권재창출'이란 응답은 37.0%였다.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무려 15%p 격차로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뉴데일리와 시사경남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가 45.8%의 지지를 받아 30.3%을 기록한 이 후보를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밖에서 앞섰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4.7%, 심상정 정의당 후보 3.2%,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0.9% 순이었다.


특히 윤석열 후보 선출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민주당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3.4%p 상승한 46.0%를 받으며 리얼미터 조사상 창당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4%p 떨어진 25.9%를 기록했다. 30%대 선도 지키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도 덩달아 하락해 34.2%를 기록하며 최저치에 근접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5.3%p 오른 62.9%로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게 지금의 민심이다. 윤석열 후보나 캠프가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무난히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구성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준석 대표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종인 전 위원장이 윤석열 후보에게 선대위 합류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제시, 윤 후보와 견해차가 있다고 밝힌 것.


즉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요구했으나 윤 후보가 “어쨌든 승리한 캠프이고 공이 있는 분들을 배제하거나 이런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이견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김종인 위원장이 즉시 전권을 거머쥔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올 것이란 전망과 달리 윤 후보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지를 모아서 기구를 출범시키겠다”라며 일단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선 두 사람이 한배를 탈 경우, 두 사람의 성향상 충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굳이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김 위원장은 왜 꼭 ‘전권’을 쥐려고만 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윤석열 후보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게 정의라고 판단한다면, 굳이 전권을 지닌 독재적 캠프 운영방식이 아니더라도 도울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야 윤석열 후보의 활동 반경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고 표의 확장성도 기대할 수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가 자칫 ‘컨벤션 효과’가 상쇄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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