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홀로서기’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1-05 13: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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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사실상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신설되는 선대본부장은 4선 중진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


윤 후보는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의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며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잘 알고 있다"고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 논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대표의 선대본부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해주시면 된다"며 "선거운동이라는 게 무슨 선대본부 직책이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이준석 대표와도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대선을 위해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 이준석 퇴진 요구가 커지는 것에 대해선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제 소관 밖의 일"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물론 ‘윤핵관’이라는 측근들과도 거리를 두면서 ‘홀로서기’를 선언한 셈이다.


윤 후보의 이 같은 결단은 조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이미 필자는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은 물론 윤핵관들이 윤석열 후보의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당권 장악에만 관심이 있는 이준석 대표는 대통령 선거 승리보다는 윤 후보의 당락이 향후 자신의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판알을 튕길 것이고, 윤 후보의 낙선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윤 후보를 돕기는커녕 되레 그를 향해 내부총질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선 그의 독선적인 성향 탓에 자칫 ‘상왕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며 반대했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가 ‘박지원 상왕론’ 탓에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했던 사례를 들기도 했었다.


권성동 사무총장 등 측근 인사들에 대해선 ‘파리 떼’로 규정하면서 그들의 발호를 경계하라고 주문했었다. 특히 MB 계에 둘러싸인 윤 후보가 그로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통 지지기반인 TK에서 민심 이반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윤 후보가 ‘홀로서기’를 선언하면서 근심 덩어리였던 ‘내부총질’ 이준석, ‘상왕 프레임’ 김종인, ‘파리 떼’ 윤핵관을 단칼에 잘라냈다.


실제 윤 후보는 권영세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하는 새로운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그들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따라서 윤 후보는 이제 당내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 벗어나 정책에 집중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물론 당내 퇴진요구에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라며 버티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여전히 내부총질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짓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준석은 ‘식물 대표’로 껍데기만 남았을 뿐, 그를 따르는 그룹은 사실상 전무 한 상태다. 전당대회 당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초선 의원들과 재선 의원들은 물론 중진, 원로 그룹들까지 그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우군(友軍)들마저 모두 등을 돌린 것이다. 물론 하태경 의원 등 유승민 전 의원을 추종하는 새로운보수당파들이 그의 방패막이 노릇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이제는 오롯이 윤 후보에 달렸다. ‘홀로서기’를 선언한 만큼 이제는 국민 앞에 진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조국, 추미애, 박범계로 이어지는 법무부 장관들의 모진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검찰총장직을 수행했던 그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하는 유승민 일파와 홍준표 의원과 같은 사람들이 그 알량한 당내 세력을 앞세워 핍박하더라도 당당하게 나아가라. 오직 국민만 보고 달려나가면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내로남불 문재인 정권에 등 돌린 민심은 지금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 꿈이 ‘홀로서기를 선언한 윤석열 후보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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