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신속통합기획’ 기대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2-13 13: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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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오세훈 시장이 13일 오후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추가 선정한 ‘미아4-1 단독주택 재건축 정비구역’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한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함께해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오 시장이 신속통합기획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9월 신림1구역을 찾은 이후 두 번째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 주도 개발에 공공이 서포터가 돼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로,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재개발을 정상화하기 위해 본격 도입됐다. 신속통합기획이 적용되면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정비계획 수립 등 도시계획결정 기간이 2년으로 단축되고, 사업시행 인가 심의 기간도 기존 1년 6개월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서울시민이 선호하는 ‘살기 좋은 집’ 공급확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그동안 부동산 규제와 세금 폭탄 등의 인위적인 방법으로 부동산값을 내리려던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신속통합기획을 추가로 적용할 9개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11곳에 더해 미아4-1구역, 신당 236-100일대, 신정동 1152일대, 구로 우신빌라, 여의도 시범, 대치 미도, 송파 장미, 송파 한양2차, 고덕 현대 등 20곳에서 신속통합기획이 적용 중이다.


이번에 오 시장과 윤 후보가 방문하는 미아4-1구역은 5만1,466㎡ 면적으로, 대부분 2층 이하에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 비율이 72.8%에 달해 신속한 주거환경 정비가 필요한 구역이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음에도 주민 간 이견 등의 문제로 10년 넘게 사업이 정체된 바 있다. 그에 따른 주민 불편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사실 박원순 전 시장의 재임 기간에 서울시는 이른바 ‘흔적 남기기’니 ‘재생사업’이니 하는 희한한 방식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제동을 걸었고, 그로 인해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은 현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주거환경에 있어선 박원순의 시정은 ‘낙제점’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내 아파트 재건축 진행 시 옛 아파트의 일부를 남기는 황당한 ‘흔적 남기기’ 사업을 백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주민반발이 거센데 과연 누구를 위한 흔적 남기기인가”라며 해당 사업 폐지를 약속했다.


노후아파트 단지의 일부를 남기는 ‘재건축 흔적 남기기’ 사업은 개발 초기 아파트의 생활 양식을 보존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로 박원순 전임 시장 시절 서울시가 추진했던 사업이다.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단지에서 옛 아파트 1~2개동을 미래문화유산으로 존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자체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이번에 이 엉터리 같은 사업이 용도 폐기된다.


실제로 시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와 4단지의 단지 내 ‘미래문화유산’에 대해 ‘전면철거’를 진행하는 안건을 오는 15일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에 상정했다.


골목길 재생사업에선 이미 1호 해제 사례까지 나왔다.


최근 광진구 자양동 뚝섬로 30길 일대(능동로 골목시장 등)와 성북구 성북동 선잠로 2가 일대(성북동 참새마을)에서 골목길 재생사업 선정을 철회한 것.


앞서 성북동은 2018년, 자양동은 2019년 각각 골목길 재생사업지로 선정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과정조차 거치지 않았고 주민들의 강력한 발발에 부딪혀 ‘벽화 그리기’ 등의 페인트 분칠 사업이 실제로 진행되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난 6월 오 시장이 취임하고 시는 골목길 재생사업에 한해 사업을 철회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자양2구역은 6월 말 해제신청을 했고, 10월 중순께 해제통보를 받았다. 현재 서울 시내 38곳에서 골목길 재생사업지로 지정된 상태이지만, 대부분이 철회 요청을 할 것 같다.


그들이 굳이 낙후된 골목길을 보존하고 거기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시가 오세훈 표 ‘신속통합기획’으로 박원순 이전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박원순 재임 10년간 서울시는 도시 경쟁력, 금융도시 순위, 삶의 질 지수 등 전 세계 모든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평가하는 수치들이 전부 내리막이었다. 뒤늦게나마 오세훈 시장을 통해 서울시가 삶의 질이 향상된 미래도시로 재탄생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오세훈 표 ‘신속통합기획’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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