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극약처방’ 통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1-25 13: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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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 "내가 얼마나 억울한지 피를 토할 지경"이라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억울함’을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자신이 어려운 청소년기를 보낸 곳에서 연설하면서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심은 냉랭하다.


특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 민심이 심상치 않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민심이 압도적이다. 서울시당은 지난 21일 서울 지역위원장에게 서울 지역 판세 보고서를 전달했다. 서울 지역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한 결과와 2030 및 4050 남녀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근거로 작성한 보고서는 서울의 정권교체 여론이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당시보다 강하다고 진단했다. 오세훈 당시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서울 전역에서 앞선 서울시장 재보선보다 더 참혹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돌아선 민심을 돌리기 위해 25일 ‘극약처방’을 내렸다.


민주당 내에서 ‘586(50대 80년대 학번 60대) 용퇴론’이 불거진 가운데, 송영길 대표가 먼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586 용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개월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들이며,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라며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라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586 의원들에게 불출마선언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기득권 세력이 되어버린 586세대 의원들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의 불출마선언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려보겠다는 뜻일 게다.


앞서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이른바 7인회가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총리, 장관 등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이자 운동권 출신인 586그룹을 압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로남불’에 익숙해진 586그룹 의원들이 순순히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출마선언에 동참할지 의문이다. 설사 그들이 전부 불출마선언 한다고 해도 한번 돌아선 민심이 되돌아올지 그것도 불투명하다.


민주당의 586 정치인이 그간 보여준 모순을 집약하는 인물인 이재명 후보가 물러나지 않은 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탓이다. 즉 이재명 후보의 용퇴가 없는 한 586그룹 일부가 용퇴를 선언하더라도 국민의 감흥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는 말이다.


송 대표는 또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5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청주 상당구 등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3개 지역은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궁여지책으로 쓴 반성문에 불과한 것으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민주당은 당헌에 자당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에 공천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해 4·7재보궐선거 당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기 위해 기존 당헌에 전 당원 투표로 달리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다는 ‘꼼수’로 공천을 강행한 전력이 있다.


이번 대선은 패색이 짙은 상황이어서 불가피하게 ‘극약처방’을 내리지만, 다시 슬그머니 원상 복귀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총선 당시 야당이 비례용 위성 정당을 만들자 민주당은 “꼼수”라며 강력비판했지만, 곧바로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 정당을 만들어 빈축을 산 바 있다. 그런 식의 태도를 보여온 탓에 국민은 민주당의 쇄신을 ‘생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어차피 대세는 ‘정권교체’다. 민주당은 야당이 되어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175석의 국회 의석의 힘만 믿고 새로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면 6월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도 참혹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건 대선 후보를 잘못 뽑은 대가다. ‘내로남불’ 정권을 향한 국민의 회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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