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손 놓고 청년 손 잡아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1-25 13: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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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김종인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빼고 ‘개문발차’ 형식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물론 윤 후보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자리를 비워 놓고 기다리겠다”라며 추후 영입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노정객에 대한 예우 차원일 뿐 실제로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앞서 전날 오후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1시간 35분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먼저 연락해 성사됐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윤 후보 측 핵심 인사에 따르면, 전날 오전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합류 발언의 진위 확인을 위해 찾아온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윤 후보가 체면을 세워주면 조건 없이 합류하겠다"라며 제3 장소에서의 회동을 요구했고 그에 따라서 오후에 만찬 자리가 마련됐는데 막상 윤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이 또 말을 바꿨다는 것.


그로 인해 윤 후보의 인내심은 극에 달했고, 결국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한다.


실제로 전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전 위원장은 “특별하게 결과라는 게 나올 수가 없다. 내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후보한테 했다”라며 합류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윤 후보 역시 “김 전 위원장이 말씀하신 그대로”라며 “선대위원장직을 맡는 것은 시간을 좀 갖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도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거다.


물론 윤 후보가 계속해서 김 전 위원장을 찾는 형식을 취한다면, 김 전 위원장은 못 이기는 척 ‘전권’ 없는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이라도 수용할지 모른다.


그러나 윤 후보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윤석열 후보가 이날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주요 본부장급 인선을 의결한 것은 이제 더는 김 전 위원장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실무를 책임질 본부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조직총괄본부장에 주호영 의원,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 홍보미디어본부장 이준석 대표,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당무지원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다.


윤 후보 측 핵심 정무 관계자도 "토요일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김 전 위원장에 더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 후보의 생각”이라며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한 윤 후보 측 인사의 움직임도 더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윤 후보 측이 기다릴 수 있는 마지노선을 ‘토요일’로 정해 놓고, 그때까지 답을 달라고 던진 것은 김 전 위원장의 손을 놓고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사실 김 전 위원장과의 불필요한 밀당으로 인해 윤 후보는 한 달이라는 중요한 시간을 잃어버렸다. 경선 승리 이후 컨벤션 효과를 타고 있을 시점에 언론의 관심은 윤 후보보다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집중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기회를 놓쳐 버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이날 발표한 총괄본부장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물론 개개인 모두가 역량 있는 정치인들이다. 개인적으로 친문 있는 정치인들도 상당수다. 그들의 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임명이 잘못됐다고 하지는 않겠다.


다만 총괄조직에 왜 ‘청년’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대선은 2030 세대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그들의 손을 잡는 노력을 윤 후보가 보여야 한다. 그러자면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 ‘새시대위원회’라는 특별 조직을 맡긴 것처럼 별도의 청년 특임 조직을 만들어 청년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윤석열 후보는 미련 없이 김종인 전 위원장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2030 세대와 손을 잡아야 한다. 그 역할을 이준석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후보가 해야 한다. 대선 후보는 이준석이 아니라 윤석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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