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재명 분리론 솔솔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1-15 14:00:2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왼팔과 오른팔로 불리는 정진상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을 당이 감싸고 도는 데 대한 불만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들의 범죄혐의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혹은 경기도지사로 재직 당시에 있던 일로 민주당 당무와는 무관한 것인데 왜 당 대변인과 공보실 등이 나서서 그들을 변호하느냐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가 15일 정진상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각종 청탁 명목으로 총 1억4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대장동 사업 특혜 제공 대가로 김만배씨와 보통주 지분 중 24.5%에 해당하는 배당(세후 428억원)을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비공개 내부 자료를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받는다.


지난해 9월 29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바로 이날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사회자가 당직자 개인 문제 수사를 당 대변인단이 나서서 변호하는 게 맞냐는 얘기가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라고 하자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얘기는 없다라면서도 그런 생각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본인도 그렇게 보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이게 당무와 관련된 일인가, 아니지 않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정 실장에 대해 사법처리가 이루어지면 그다음은 바로 이 대표에게 칼날이 들어온다고 예상을 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방어선을 쳐야 한다는 심정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는 가지만 이것은 당무와는 관계없다라고 거듭 당무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당 지도부와 대변인이 나서서 그들을 방어하고 감싸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특정 당원, 당직자를 지도부에 있는 분들과 대변인이 나서서 그렇게 (방어)하는 것이 마땅하냐"라고 반문한 후 "이것은 정치적으로 공방을 할 일이 아니라 법률적으로 대응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직접 적으로 당과 이재명 대표를 분리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분리론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표가 개인적인 범죄 의혹으로 인해 무너질 때 당이 동반침몰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실제로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이재명 측근들의 혐의를 보면, 수사의 칼날이 이재명 개인을 겨냥한 것이지 민주당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민주당 당무와는 무관한 일이고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에 발생한 일이다.


그런데도 당이 나서서 그들을 감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다 그들이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렇게 당이 나서는 것인가. 이재명 대표는 물론 당까지도 치명상을 입을 게 불 보듯 빤하지 않은가.


얼마 전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10억 원대 수령으로 구속됐을 때는 민주당에서 공식적으로 그를 감싸는 논평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정진상과 김용에 대해선 이처럼 당이 방패막이가 되어 그들을 지키려고 안달인가.


그것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 길이고, 나아가 민주당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불성설이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측근들 의혹 외에도 수두룩하다.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뿐만 아니라,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경찰이 혐의 있음이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 외에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북 송금 연루 의혹 등등 무수히 많다. 아무리 법망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잘 아는 변호사 출신이라고 해도 이 모든 것을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재명 대표는 침몰할 가능성이 농후한데, 그때 민주당이 동반침몰하겠다면 그건 어리석은 선택이다. 민주당이 살길은 이재명과의 분리를 선언하는 길뿐이다. 아무리 제1야당 대표라고 해도 죄를 지었으면 응당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게 정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