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의사결정 오류 해결은 다양한 프레이밍 수용에서 찾아야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3-30 14: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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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성 서정대학교 겸임교수

 

의사결정은 살아가는 삶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적잖게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으로서 내린 의사결정은 눈치 볼 곳도 많기에 쉽지 않은 일이 되기도 한다.


태풍이 지나고 난 뒤에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 가장 최적의 선택이 무엇이냐 보다는 최대한 판단의 오류를 줄이는데 초점을 두는 경향이 높다.

의사결정의 오류를 발생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프레이밍 편견’을 예로 들 수 있다.


프레이밍 편견은 상황의 다른 부분을 배제한 채 특정 부분만을 강조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일축구전을 보면서 상대방 선수의 반칙이 주로 눈에 띄는 것도 프레이밍 편견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의사결정의 오류는 회사의 존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코닥필름은 지금도 인지도 높은 회사이지만, 디지틀 카메라에 밀려 2012년 파산 신청하는 아픔을 겪었다. 정작 코닥필름은 1975년 디지틀 카메라 기술을 확보했지만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사업에서 배제한 오류 탓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최고 책임자도 의사결정의 오류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조직의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비구조화된 문제, 즉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빈도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위가 높을수록 권한도 높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


그렇기에 의사결정의 오류에서 최대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오류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다양한 프레이밍을 수용하는 소통이다.

최근 청와대 이전과 감사위원 인선,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등으로 신구권력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으나 다행히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분명한 점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현재의 정부 여당은 칼자루를 쥐고서 칼날을 곧추세우고 있지만, 그 시한을 넘기면 그 칼날이 자신을 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사권 문제와 검찰청 독립은 협치를 강조해야 할 미래의 야당이 더 아쉬운 대목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논쟁이기에 그다지 실익이 없어 보인다.


청와대가 이전한다고 해서 청와대라는 고유 공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행정청사가 아니라 공공용물로서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공유 공간으로 변신할 뿐이다.

안보 불안 운운하지만, 지난 1950년 이후 약 70년 동안 전 국민이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을 치룰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한 상태인데, 청와대 이전한다고 해서 전투태세 전반이 무너질 것처럼 발언하는 모양새도 좀 무책임하게 들린다.

다른 프레이밍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청와대 이전이 추진될 경우의 부차적인 경제효과와 도심권의 전면적 도시정비를 통한 수도권 재설계까지도 고민하며 국민에게 신선한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보다. 국민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느낄 수 없는 가상적 존재이기 때문인 듯하다. 한낱 선거공학의 대상자로 전락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국민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바로 조직화된 국민이다.

국가경영에 있어서 신구권력이 의사결정의 오류에 빠져 있다면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국민이 조직되어야 한다.

곧 신구권력이라는 말도 사라지고 뒤이어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선거에 임해야 하는 정당도 체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나보다.


무섭지 않은 국민이 아니라, 두렵고도 조직된 국민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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