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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경기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까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역할을 했던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지난 대선과 보궐선거에서 윤석열 당선인, 오세훈 시장과 호흡을 맞춰왔다”라며 “이미 저희는 원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 발전과 서울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치할 자세와 준비가 됐다”라고 밝혔다.
사실 서울과 경기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분리돼 있으나 사실상 같은 생활권으로서 낮에는 서울시민, 밤에는 경기도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서울시장 선거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당 서울시장 후보와 경기도지사 후보가 ‘원팀’을 이루고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선거에서 압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일단 서울은 오세훈 시장의 안정적인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민 2명 가운데 1명은 오세훈 시장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4~5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누가 후보로 나오든 50% 안팎의 높은 지지율로 압도했다.
실제로 오 시장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50.4%의 지지를 받아 36.7%의 지지를 받는데 그친 송영길을 무려 13.7%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34.0%)과의 대결에서는 격차가 더욱 벌어져 오 시장은 시민 절반 이상(51.4%)의 지지를 끌어냈다. 박영선 전 장관(37.6%)과의 양자 대결 역시 오 시장은 49.9%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정당 지지율은 다르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더 호감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44.8%에 달했다.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37.8%에 그쳤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0%p로 국민의힘이 크게 밀렸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민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인물’을 보고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서울과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는 상황이 다르다.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지지도는 양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일 경기도 거주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1.6%, 국민의힘 40.1%로 양당 간 격차는 1.5%p에 불과했다. 이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각각 8.3%, 2.8%다. 현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민주당이 밀리는 셈이다.
그런데도 여야 가상대결에선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경쟁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김 전 부총리와 유 전 의원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유 전 의원 37.6%, 김 대표 36.0%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6%p에 그쳤다.
유 전 의원이 두 번이나 대선에 출마했던 이력과 높은 인지도에 비춰봤을 때, 또 경쟁자인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직 민주당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구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죽어도 유승민을 찍을 수 없다’라는 ‘안티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필패 후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지도를 높인 김은혜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당원들에겐 가뭄 속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일 것이다.
그들 모두가 패색을 걷어내고 서울처럼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텐데 왜 아니 그렇겠는가.
특히 김은혜 의원이 현역 10%의 페널티를 감수하고도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그의 막강한 경쟁력이 입증되는 셈이다. 아울러 여성 후보이기에 이준석 대표로 인해 낙인 찍힌 ‘여성 혐오 정당’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단숨에 벗어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오세훈 시장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의원의 말처럼 오세훈-김은혜의 ‘협치 원팀’은 이미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본문에 인용된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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