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엄포 가볍게 보지 마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7-20 14: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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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국회 의석의 압도적 우위의 힘으로 ‘탄핵’을 밀어붙일 태세다.


실제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개적으로 “탄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본명 최서원)의 국정 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라며 “경고한다,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권 주자로 나선 김민석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 ‘사적 채용’ 등의 인사논란이 연이어 터진 윤석열 정부를 겨냥 "탄핵은 공적 시스템의 일탈로부터 시작한 것"이라며 "제기되는 국민의 비판 또는 언론들의 지적에 대해서 무시하면, 심리적인 탄핵의 정서는 굉장히 급속하게 형성되고 확산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나 김 의원은 모두 ‘사적 채용’ 등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도 얼마든지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마~’ 했다가는 큰코다친다.


사실 ‘사적 채용’ 문제는 문제랄 것도 없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원내대표가 해명과정에서 이상한 발언을 해 문제가 커지긴 했으나 알고 보면 별 것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에 권성동 대행이 추천한 사람을 사회수석실 9급 행정 요원으로 채용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 ‘사적 채용’이라는 이상한 프레임들 들고나오지만, 역대 모든 대통령이 그런 방식으로 채용해왔다.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채용 제도를 통해서 인원을 선발해 왔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 과거 민주당 정권에서도 모두 그런 방식으로 채용해왔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통령실 채용 제도는 '엽관제'(선거 이후 승리에 대한 대가로 관직에 임명하거나 다른 혜택을 주는 관행)"라며 “야당이 ‘사적 채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은 그런 연유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이를 빌미로 탄핵을 추진한다면 그걸 막을 방도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신평 변호사가 “민주당은 국회에서의 압도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공공연히 ‘탄핵’을 운위한다”라며 “들리는 말로는, 9월에 총궐기하여 윤 정부에 결정타를 먹이려고 한다”라고 우려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 추진’이라는 민주당의 폭거를 저지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견고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최악이다.


신평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맥없는 지지율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니 반등을 할 원인 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준석 전 당 대표는 예상한 대로 징계 불복의 자세로 나오고, 더욱이 그의 정치적 아버지인 유승민 전 의원의 세력과 결합하여 국힘당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보다 이준석-유승민 세력이 결탁하여 집권 여당을 흔드는 게 더 문제다.


그들은 과거 박근혜 정부 때에도 야당의 탄핵 추진에 동조해 자신이 속한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탄핵했던 전력이 있는 자들이다. 윤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그들은 가차 없이 민주당과 함께 탄핵 대열에 합류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그들과의 연결고리를 철저하게 끊어내야 한다.


그런데 권성동 권한대행이 그 길목을 막아섰으니 문제다. 권 대행은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라는 기계적 해석으로 ‘원톱’ 자리를 꿰찼다.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일파가 돌아오는 길을 열어 준 셈이다. 당권을 노리는 권 대행의 욕심이 이준석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당을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했다.


오죽하면 신평 변호사가 권 대행에게 “원내대표를 맡은 것으로 만족하라. 하루빨리 당대표직에 마음을 비우는 것이 그가 속한 국힘당과 윤 대통령, 그리고 지금 위기의 상황에 놓인 한국에 꼭 필요하다”라고 조언했겠는가.


권성동 ‘원톱체제’로는 안 된다는 게 이미 이런저런 사건들을 통해 증명됐다. 그런데도 이를 바로잡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민주당의 ‘윤석열 탄핵’은 엄포가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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