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박준우 기자] 검찰이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LUNC)와 테라USD(UST) 폭락과 관련해 개발사 측의 사기 혐의를 수사함과 동시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12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은 거래소에서 루나 코인을 구매했다가 폭락으로 손실을 본 경우도 사기 피해로 볼 수 있는지 법리를 검토 중이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루나를 샀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은 주식 매매하듯 거래소에서 산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적용 가능한 법리가 개발될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형법상 사기죄가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한다고 규정된 것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논란이 있었던 머지포인트 사건의 경우 검찰은 소비자들이 포인트를 구해하면 해당 금액은 포인트 발행사인 머지플러스로 들어갔다고 보고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루나 코인의 경우 암호화혜 거래소에서 매수했다면 루나를 구입한 돈은 테라폼랩스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에게 돌아가지 않고 거래소에 코인을 내놓은 판매자에게 돌아간다.

아울러 테라폼랩스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을 기망 행위로 보더라도, 권 CEO 등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다고 단정해 연결짓기는 쉽지 않은터라 정교한 법리가 필요해진다.

이에 김정철 변호사(법무법인우리)는 "코인 거래 과정에서의 피해는 실질적으로 사기로 의율하기 어렵다"며 "증권시장에서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내부자거래 등으로 의율해왔던 것들이지만 코인은 증권성이 부인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아닌 최초 발행 당시의 코인을 구매한 이들만 '사기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고 간주해 이들을 구별해내는 작업을 먼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로는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합수단은 테라폼랩스에 코인 최초 발행과 거래 내역이 담긴 자료를 제출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회사 측이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짧게 말했다.

단, 테라폼랩스 한국지사 법인이 해산하고 사무실도 철수한 바람에 압수수색 대상이 사실상 불분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 수사 대상이 해외에 체류 중인 권 CEO를 향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신병 확보 방안으로 여권 무효화 혹은 범죄인 인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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