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행안부 장관의 지휘·감독 받아야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20 14:21:5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ㆍ의학박사


국민은 무소불위의 ‘경찰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
막강해진 경찰 권력 지휘·감독 절실하다.

검찰과 경찰을 강자·약자 프레임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강행한 세력이 이제 행정안전부와 경찰을 다시 강자·약자 프레임으로 ‘경찰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나는 경찰이 왜 독립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국가 권력의 독립은 삼권분립 원칙에서 나온다. 국가 권력의 작용을 입법·사법·행정으로 나누고 각각 별개 독립 기관이 담당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이를 통해 권력 집중과 남용을 막는 삼권분립 원칙이 작동하는 게 헌법 정신이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행정부 소속이다. 검찰·경찰은 국민이 선택하고 주권을 위임해 준 행정부의 수장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이 헌법 정신이다. 두 기관이 대통령과 해당 부처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이 법치주의이다.

행정부 내에서 대통령과 해당 부처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조직이 있는가? 검찰청의 경우 검찰은 법무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경찰청은 왜 행정안전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독립을 주장하는가? 군대도 대통령이 통수권을 갖고 지휘·감독하는 권한이 있고, 국방부가 지휘·감독한다. '경찰 독립’이라는 용어 자체가 위헌이고 법치에 맞지 않는다. 프랑스·독일의 경우 내무부에서 경찰에 대한 인사·예산·정책에 관한 사항을 관할한다.

검찰청은 법무부가 검찰 인사권·예산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경찰청은 치안정책과 제도, 인사권·예산권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독립돼 있다.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과 감찰권을 갖고 있으나, 행정안전부는 경찰에 대한 아무런 지휘권과 감찰권이 없다. 경찰청은 검찰청과 비교했을 때 지금도 편파적 대우를 넘어 특혜를 받고 있다.

청(廳)은 행정 각 부의 소관 사무 중 업무 독자성이 높고 집행적 사무를 독자적으로 관장하기 위하여 행정 각 부 소속으로 설치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우리나라 정부조직법은 18부·5처·18청 체제이다. 경찰청을 제외한 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검찰청·병무청·방위사업청·소방청·문화재청·농촌진흥청·산림청·특허청·기상청·새만금개발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해양경찰청·질병관리청의 17개 그 어떤 청도 독립을 주장하지 않고, 해당 부처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경찰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이해가 안 된다. 그들은 행정안전부가 경찰청을 지휘·감독하면 경찰이 정권 입맛에 좌우될 수 있기에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경찰청을 제외한 17개 청은 정권 입맛에 좌우되게 두었다는 말인가?

지난 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일부 개정한 '검수완박법’을 공포했고 오는 9월 이 법들이 시행되면 대부분의 수사권을 경찰청이 갖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정보가 집중되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폐지돼 경찰이 정보까지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다음 달부터는 군사 경찰(옛 헌병)에서 다루던 성범죄, 입대 전 범죄, 범죄로 인한 군인 사망 사건 등 ‘군 3대 범죄’의 수사권까지 경찰로 넘어간다. 2024년에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도 경찰로 이관된다. 무소불위가 되는 경찰청이 입법부·사법부·행정부·경찰부의 사권분립(四權分立)을 시도하는 셈이다. 영화 '친구'의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라는 대사가 떠오를 정도다.

경찰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독립이 아니라,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경찰청은 권력 남용이 아닌,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국민은 무소불위의 ‘경찰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주권을 위임한 대통령과 해당 부처 장관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청을 지휘·감독하는 것은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에 부합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