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연대’+유승민 vs ‘안윤연대’+나경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1-05 14: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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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전당 대회를 앞두고 떠오른 ‘당 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전대 구도는 ‘영남권 대 수도권’ 대결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김장연대'에 맞서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안윤연대(안철수-윤상현)'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패륜’ '꼰대' 등 발언 수위도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앞서 윤상현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 후보들을 향해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진정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핵심 연대 보증인’으로 다가올 2024년 총선에 있어 ‘수도권 공동 선대위’를 발족해 함께 총선을 치르자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윤 의원은 출정식에서도 수도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남권에 의석이 집중된 국민의힘에 대해 윤 의원은 “영남권 자민련”이라며 “국민의힘이 낙동강 전선에서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수도권으로 진격할 것인지는 당원 동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 우리 국민의힘의 심장은 영남이고 보수이지만 싸움은 수도권에 속하는 손과 발이 하는 것이다. 승패는 수도권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윤 의원과 함께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을 주장한 안 의원이 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윤 의원님과 저는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당 대표 선출 행사가 아니라, 다음 총선 승리의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는 데 공통의 인식을 지니고 있다”라며 “전당 대회에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함께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의 길을 만들어나가길 고대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의 연대를 언론은 ‘안윤연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안 의원은 전날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연대란 표현이 훨씬 맞다"라며 사실상 두 사람의 연대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김장연대’의 당사자인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발끈했다.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본령은 무시하고 곁가지에만 집착하는 꼴”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당 지지율이 올라가도록 당 대표로서 최상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총선 승리의 유일한 길”이라고 반대 의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당내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갈라치기하는 정치공세는 당의 단합을 해칠 뿐, 총선 승리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장제원 의원은 같은 날 복수의 매체를 통해 "수도권 출마론은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라고 가세했다.


이처럼 영남권 ‘김장연대’와 수도권 ‘안윤연대’가 맞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이번 전대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진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로 관심이 쏠린다.


대구 터줏대감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은 수도권 출마론을 비판하는 것으로 사실상 ‘김장연대’에 힘을 실어주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한 방송과의 통화에서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당 대표 후보가 수도권, 중도층, 청년층의 지지받는 사람이냐가 중요하다. 지역구가 인천이다, 서울이다, 분당이다,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총선을 이끌 상징이기 때문에 출신 지역구로 다투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나경원 전 의원은 '수도권 출마론'에 불을 붙였다.


그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수도권 출마론은)수도권에서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의 민심을 제일 잘 알고 또 수도권과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한다"라고 가세했다.


결국, 이번 전대는 ‘김장연대’+유승민이라는 영남권 세력과 ‘안윤연대’+나경원이라는 수도권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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